몽상가들 I Sognatori (2003)

2013. 7. 21. 22:59 from 보고

 

 

 

 

 

 

 

 

이런 아지트

 

 

코 큰 남자도 섹시할 수 있구나

 

 

머리에 대걸레를 얹어놔도 여신

 

 

 

 

 

이렇게 멋있게 담배피면서 계란 후라이 해줄 수 있는 남자라면 내 부엌에서 담배 펴도 됨ㅋㅎㅋ

 

미소년이 섹시하게 꿀을 먹는다

 

세 사람 사이의 긴장감. 테오는 이사벨을 보고, 이사벨은 매튜를 보고 매튜는 테오를 본다

 

벨벳 초록색 자켓과 배경의 초록색 병, 타일 벽의 연두색, 소품 군데군데의 노란색이 모두 계산된 걸까.

나도 저렇게 손가락 쫙펴고 담배 펴보고 싶다

 

금발, 핑크색이 도는 도톰한 입술과 민트색 벽 색깔 조화가 너무 예쁘다

 

 

 

 

 

 

 

 

* 배우들에 대한 인상 :  [영화 초반]에바 그린 여신. -> [중반]마이클 피트(블론디)은 입술이 진짜 예쁘네 -> [끝나갈때쯤]루이스 가렐(갈색머리) 핡핡

 

* 본격 흡연 조장 영화  : 등장인물 모두가 하나같이 아름답고 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한결같이 아름답게 담배를 피워댄다.

 

* 너무나 '프랑스'스러워서 감독이 프랑스인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역시나 감독은 이탈리아인) 영화 비쥬얼과 캐릭터가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들이 가지는 '프랑스'라는 이미지에 너무 완벽하게 부합해서 오히려 프랑스 영화스럽지 않았다.

 

* 이사벨과 테오 : 단순히 근친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이고 성적인 단어로 치부하기에 그들의 관계에물리적인 무언가를 뛰어넘는 화학 작용이 있다. 일란성 쌍둥이로서 세상에 발을 딛기 전부터 둘은 함께였고 그 이후로도 둘은 함께 온 세상을 자기 발 아래에 두며 비웃으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그들은 남매였지만 동시에 그 세계 안에서는 서로의 유일한 동반자였다. 테오는 매튜에게 이사벨과 자신이 뇌로 연결된 샴쌍둥이라는 말을 한다. 둘은 두 사람의 객체로 분리되어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을 각자 부여받았지만 애초에 하나의 영혼, 하나의 몸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 둘이 함께 하는 것, 심지어 알몸으로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조차 그들은 의식하지 않았다. 그래서 엄연히 다른 두 사람이지만,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존재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살기를 20년, 남매가 쌓아올린 세계에 매튜가 문을 두드린다. 결국 매튜는 그들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데 그칠뿐 결국 완전히 입성하지 못하지만, 남매의 세계는 매튜가 만들어놓은 균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 매튜와 이사벨 : 둘의 관계를 '사랑'이라 보기엔 어렵다고 느꼈다. 우선 매튜가 이사벨에게 느낀 것은 소유욕에 가깝다. 테오의 벌칙에 의해 치뤄진 첫 섹스 이후로 이사벨에 매튜의 감정 표현은 과감해진다. 한편으로 이사벨에 대한 매튜의 집착은 이사벨과의 관계를 통해 남매의 세계에 더 깊숙히 들어가고자한 욕망이 발현된게 아닌가 싶다. 어쨋든 영화 초반에 매튜가 매료된 것은 이사벨이 아니라 이사벨-테오 세트의 cool함이었으니까.하지만 이사벨과의 육체적 관계만으로 매튜의 목적은 달성되지 못했다. 셋이 손을 잡고 신나게 루브르를 뛰어다니다가도 남매는 관성적으로 둘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소외감으로 독해진(?) 매튜가 슬슬 이사벨을 독차지함으로써 남매 분리시키고 그들의 세계를 와해시키고자 시도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장면 이후인 듯하다.

매튜에 대한 이사벨의 감정도 사랑은 아니었다. 물론 이사벨에게 매튜는 특별한 남자였을 것이다. 첫 경험 상대였고 테오 외에 자신의 인생에 들어온 첫 번째 남였으니까. 애정, 호기심 그리고 모든 여자가 자신의 첫번째 남자에게 부여하는 특별함. 테오는 그 정도 의미를 지닌 존재였을 것이다. 매튜와 이사벨이 테오의 벌칙에 의해 첫 경험를 치룬뒤 이사벨이 우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섹스는 유일하게 이사벨과 테오가 공유하지 못하는 영역이었고 그래서 이사벨에게 그 사건 단순히 '첫번째 섹스'가 아니라 테오와의 세계에서 빠져나오는 '첫 경험'이었을 것이다. 예상이 어려울 정도로 자유로우며 다분히 성적인 신호와 몸짓을 일상적으로 구사하는 그녀도 테오의 품을 벗어나 여자로 홀로서야 하는 섹스에 있어서만은 한 사람의 여자일 뿐이였음을 그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테오와 구축한 세계를 벗어난 그녀에게서 '한 세계를 지배하는 여자'가 아닌 '평범한 소녀'를 투영해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어쨋든, 다시 매튜와의 얘기로 돌아와서 이사벨은 그에게 애정은 있었겠지만 테오와의 세계를 버릴 수 있을만큼의 존재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오히려 매튜에게 느끼는 감정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테오에게 느끼는 감정을 더욱 확고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둘만의 세계에 있을 때에는 너무도 당연해 의식할 수 없었던 감정은, 외부자가 들어왔을때 더욱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테오와 매튜 : 개인적으로 이 둘의 관계가 그려진 방식은 좀 아쉬웠다. 일반적으로 생각하자면 테오와 매튜는 노골적인 대치 관계를 형성해야 말이 된다. 어쨋든 둘 사이는 병적인 시스터 콤플렉스의 오빠와 그 여동생의 연인 아닌가. 그래도 이사벨과 매튜는 여성과 남성으로 관계를 정의하기 쉬운 반면에 이 둘은 동성이기에 더 애매모호하다. 테오는 전반적으로는 매튜에게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셋이 잡히는 장면에서는 이사벨과 매튜를 향해 약간의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낸다. 매튜가 자신과 여동생이 구축한 세계에 쉽게 침범하는 것을 경계했던 것은 확실한 사실이면서도, 그의 불만 가득한 시선 이사벨을 두고 매튜를 질투한 것인지, 매튜를 두고 이사벨을 질투한 것인지 애매모호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둘은 여러 공통 주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논쟁을 한다. 이것을 단순히 대립 구도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사벨과 매튜 사이에는 이러한 정치적, 문화적으로 깊은 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정신적으로나 적 차원으론 이사벨-매튜 커플보다 이 둘이 더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든다.

더욱 모호한 것은 매튜에 대한 테오의 감정이다. 욕실에서 테오는 매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우리가 널 사랑해'도  '나도 널 사랑해'가 아닌, '나는 널 사랑해'라는 말을 요구한다. 그는 이사벨에게도 사랑받고 싶어하고 테오에게도 독립적으로 사랑받고 싶어한다. 매튜의 감정을 통해 세 사람이 완벽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이걸 보면 매튜가 사랑했던 것은 이사벨이 아니라 이사벨과 테오 두 남매, 그리고 그들이 구축한 세계가 아니었나 싶다. 매튜는 이사벨과는 육체적인 사랑을 테오와는 정신적인 사랑을 지향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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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