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21

2018. 7. 21. 01:40 from 흘러가는대로

일하다가 간혹 학교 다닐 때 인기 많았을 거 같단 얘기를 듣는다. 의아하다. 항상 정반대라고 생각했는데. 새 학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무여 무리짓는 그 시기가 항상 버거웠다. 나는 어느 면으로 보나 특별히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었고 오히려 살짝 차가운 인상 때문에 다들 선뜻 말을 걸지 않았다. 1년 동안 혼자 밥을 먹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와는 짝을 지어야 하는 그 시기가 매 순간 어려웠다. 자석처럼 아이들을 끌어모으는 친구들을 부러워했었다. 빛이 나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순전히 친구들 옆에 있기 위해 무리의 바보를 자처하던 시절도 있었다. 나는 예쁘지도 않고 공부를 잘하지도 않고 딱히 재미있지도 않아서 모두에게 무해한 존재로 무리에 붙어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혼자여도 괜찮다"는 걸 깨우치면서 어른이 되었다. 지금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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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