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17

2021. 1. 18. 00:49 from 흘러가는대로

1. 2020년이 그렇게 가 버린 걸 아직 납득할 수 없는데, 2021년의 첫 달이 반이나 지나갔다는 건 정말 믿고 싶지가 않다.

 

2. 올해 만으로 서른이 된다. 28, 29에 이대로 20대가 끝나는 걸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거짓말 같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니 설렘만 남았었다. 성인으로 보낸 첫 10년을 뒤로 하고 30대로서 10년을 써내려갈 빳빳한 새 종이 한 장을 얻은 느낌. 20대를 시작했을땐 미숙했고, 나조차도 나를 몰라 우와좌왕했었다. 하지만 서른이 된 나는 커리어가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게 중요한 것, 잘하고 싶은 것이 뭔지 이젠 안다. 앞으로의 10년은 더 잘 써내려갈 수 있을거야.

 

좋은 선택들로만 채우고 싶다. 인생이 매번 평탄하게 흘러갈 순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정신줄만 잡고 있으면 무언가는 얻어갈 수 있다. 사람이든, 평판이든, 자신감이든, 하다못해 교훈이라도. 요즘 그게 내 가장 큰 강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면 잃은 건 어쩔 수 없지만 여기서 하나라도 더 얻어 나가야 된다고 밀어부치는 것. 20대엔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크게 성장했고, 그때마다 나에 대해 하나씩 배워갔다. 그렇게 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같은 어려움에 처하지 않게 된다면 그 어려움은 결국 득인거야. 

 

3. 30대가 반가운 이유가 20대를 알차게 보낸 덕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감사하게도 존경할 수 있는 선배들과 안정적인 직장에서 커리어를 쌓아 6년차가 됐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실력도 쌓았고 직장에선 핵심멤버로 인정받았다. 그 자신감으로 얻은 단단함이 드러나는 게 느껴진다. 지금 내 얼굴에선 여전한 호기심, 20대에 한 자기관리, 커리어로 쌓은 자신감이 모두 보이는 거 같다. 30대의 얼굴에도 지나온 삶이 새겨지는구나 싶었음.

 

4. At the end, only three things matter: how much you loved, how gently you lived, and how gracefully you let go of things not meant for you.

 

5. 가장 최근 뉴스: 거리두기+재택근무로 미루고 미뤄온 연차를 지난주에 썼는데 화요일에 골프 연습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수요일부터 누워만 있었다. 중간에 ㅅㅇ이네 홈파티 다녀온 거 빼고. 사실 나조차 지난주 날짜로 휴가 적어낸 걸 잊고 있다가 그 전 금요일에 부장의 리마인드로 급작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카페도 닫고 할 것도 없어서 좀 짜증이 났었다. 근데 결과적으론 누워만 있게 돼서 차라리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외적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 라고 자기위로 하게 됨. 그 덕에 누워서 진짜 잘 쉬었다. 그리고 내일 출근임. 끗.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 2022.09.21
210106 (2020 정산)  (0) 2021.01.06
181209  (1) 2018.12.09
180918  (1) 2018.09.18
180721  (0) 2018.07.21
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