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으로 생각을 정의하는 오류를 범하듯이 사람들은 종종 눈에 물질로 관계를 유추해버린다.
영화관에서 2만원짜리 커플석을 예매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4만원짜리 식사를 하고 5천원짜리 커피와 만원짜리 빙수를 먹는 사랑은 5만5천원
도서관 멀티미디어실에 낑겨앉아 디비디를 빌려보고, 바람이 시원한 곳에 앉아 500원짜리 캔커피를 사이에 두고 얘기한 다음 다시 들어가서 이어폰을 나눠낀 채로 각자의 책을 읽는 사랑은 단돈 천원
5만5천원/1일 의 사랑과 500원/1일 의 사랑이 있다.
전자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다만 500원짜리 하루가 5만5천원짜리 하루보다 더 많은 공명과 감동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분명히 얘기하고 싶은 것이고 또한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사랑을, 우정을,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낭만을 당신이 숫자로 규정하는데 성공했다면 그건 진정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