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타고난 기질이 사회적으로 용납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조(Joe)는 그것을 숨기기는 커녕 오히려 지극히 충실히 충족시킨다. 하지만 평생을 홀로 맞서 싸웠던 그녀조차도 남들보다 배로 넘쳐나게 타고난 그 욕망을 받아들였을지언정 긍정하진 못한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영화 중후분에서 조는 체념적이고 자기 부정적이다. 그녀는 위선이 싫어서 더럽게 솔직했지만, 그렇게 드러난 자신의 추함을 감당해내진 못했던 것 같기도..? 성에 대한 여성의 죄의식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까. 반대로 조에게 ㅈ이 있었다면 내용이 너무 뻔해서 야동으로도 안 만들어 졌을거다.(너무 페미니스트적 발언인가)


* 섀임 이후 야한 것 좀 보겠다고 다운 받은 영화가 하필 이거라니.. 앞으로 섹스 중독자에 대한 영화는 절대 다운 받아보지 않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영화 다 보고 평 찾아보는데 누군가 섀임이 남자의 허무함이라면 님포매니악은 여자의 허무함이라고 써놨네. 작년에 영화가 나왔을 때 생각보다 야하지 않고 재미있지도 않다는 평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럴 수 밖에... 이런 영화를 섹스를 앞세워서 마케팅하다니.. 이 영화는 절.대. 몸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참고로 나는 최근에 본 영화 '아멜리에'에서 니노가 아멜리에의 뒷덜미에 입맞추는 장면이 훨씬 야했다.(이래서 내가 남들이 야하다고 하는 영화는 매번 보고 실망하나보다. 이제보니 내 취향의 문제인 듯)


* 보면서 섀임이 생각났던 이유는 정말 섹스신이 야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적으로는 보여줄 수 있는거 다 보여주는데, 전혀 섹시하지 않다. 허무함과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로는 섀임과 굉장히 맞닿아 있기도 한데, 브랜든의 중독은 현대인 특유의 외로움에서 시작된 것에 비해 조의 경우엔 애초에 그렇게 '밝히는 기질'을 타고난 것이었으므로 이 두 영화가 다루는 허무함은 그 성격이 아예 다르다. 브랜든은 외로워서 섹스를 했다면 조는 자신의 섹스 기질 때문에 외로웠다.   


* 섹스라는 주제의 영화는 남자들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이 영화는 '여성의 성 해방'이라는 전통적인 페미니스트적 테마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감독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