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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1. 00:56 from 흘러가는대로 /.

1. 상담을 다녀왔다. 50분 안에 마음에 담아놓고 있던 얘기를 얼마나 꺼낼 수 있을지, 앞으로 이어질 긴 대화들의 화두 정도만 풀어놓고 와도 성공이라 생각했는데 초석 정도는 깔고 나온 거 같다. 선생님은 내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이걸 어떻게 다 혼자 안고 지냈냐고. 나는 평소에 친구들과 많이 얘기했기 때문에 괜찮았다고 항변하다가, 문득 내 이야기에 등장한 당사자들과는 한번도 이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2. 어제 백신 맞았다. 주변 사람들, 건너건너 맞은 사람들 다 조금씩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무 일 없었다. 다만 오늘 오후가 되니 몸이 무거워져서 드디어 백신효과가 나오나 했는데 밤에 비가 와서 원인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열이 안 난 걸로 보아 비 영향이 더 컸던 거 같은데 백신 맞은 덕에 오늘 유급휴가를 받았으니 예상치 못한 꿀빨데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3. 퇴사가 한달 남은 시점. 이제 신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여전히 어벙벙하다. 이러다가 인사도 다 못하고 떠날 거 같다. 하나같이 고마운 사람들. 

 

4.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자꾸 떠올리려고 한다. 사는 공간이 주는 삶의 만족도가 생각보다 크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오디오, 1인 소파, 큰 창에 하늘이 보이는 깔끔한 집. 방은 두개 정도. 이 정도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많이 어려운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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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