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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16. 00:00 from 흘러가는대로

1. 마지막 글이 5월 23일이라니.. 그것도 딸랑 동영상 하나. 수업시간에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벌써 3주나 지났네. 과제, 이력서, 자기소개서, 인턴 등등 심리적으로는 엄청 바빴던 거 같은데 가시적인 성과론 별로 남은게 없다. 마음만 조급해하고 스트레스는 이빠이 받았으면서 행동으로 옮긴건 별로 없는건가 싶어서 씁쓸하다. 


2. 지난주 금요일 생애 첫 인턴 면접을 봤다. 파트타임 면접을 본 적은 있어도 내 전공이랑 직결된 포지션으로 보는건 처음이었다. "긴장하지 말고 내가 누군지 보여주고 오자" 싶었지만 수면 3시간 + 6시간 연강 + 하루종일 한끼도 못 먹은 상태로 면접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역시 무리였나보다. 압박질문에 보기 좋게 말려 들어 오히려 면접관 분들을 당황시킴.. 나는 내가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그날은 내가 보기에도 너무 감정 컨트롤을 못해서 맘속으로 계속 "그만 얘기해^^ 이제 그만^^ 어허 거기서 목소리 올리면 안돼지^^"했지만 마음의 소리일 뿐이었다. 그래서 FAIL... 나와선 후회 막심했지만 이미 지나간걸 어찌하리. 그래도 면접관 분이 내게 질문을 하면서도 꾸준히 질문의 의도가 뭔지 뭘 알고 싶으신건지 얘기해주셔서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뭐를 더 보충해야 하는지에 대해 집에 와선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홍보 직군으로 넣은 첫 자기소개서인데 틀에 박히지 않아서 참 좋았다 고 칭찬 받은 것도 고무적인 성과로 생각하기로. 좋은 면접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좋은 면접만 할건가. 합격을 해야지.. 취업의 벽을 오늘 막연하게나마 느꼈다. 진짜 취준생에 비하면 난 풍선 정도로 맞은거 같은데 그래도 꽤 충격이 컸음..


3. 여전히 고민이 많다. 예전엔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나아가는게 느리더라도 옳은 방식이라 생각했었다. 방향 생각 안하고 남들이 좋다는거 무턱대고 벌려놓는거 많이 경계했었는데.. 면접 보고 나니 어떤 것이든 경험이구나 싶다. 경험은 다 소중하다라고 떠벌리고 다녔으면서 나는 내심 남들의 경험에 점수를 매기고 있었나보다. 반성해야겠다.


4. 어른이 되는게 무섭다. 내가 사실은 사회에 나가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을까봐, 지난 몇년간 쌓아온 내가 별로 쓸모가 없는 사람 취급을 받을까봐 무섭다. 피해의식+꼰대짓+논리가 통하지 않는 고집 이 결합된 어른이 될까봐 무섭다. 옳은 신념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도 한쪽의 주장만 받아들이고 얘기하다보면 시간이 쌓여 '편협한' 어른이 된단걸 요즘 많이 느낀다. 아무리 시작점이 좋아도 그 끝이 편협함일 때 좋은 가치관조차 폄하돼서 안타깝다. 그런 사람들은 방법이 틀린건데 방법이 틀렸다고 그 사람의 주장까지 모조리 틀렸다고 할 순 없는거 아닌가. 하지만 암울하게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겉잡을 수 없게 다양해진 지금 우리의 정보 소비는 더욱 편협해질 확률이 높다. 과거의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인간의 스키마 구조는 생각보다 견고해서 쉽게 변하지 않고 기존의 지식구조에 부합하는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더 많이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의식적으로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찾아다니지 않으면 우린 모두 "꼰대"가 될 수 밖에 없단 말이다. 


5. 내일 기말고사 시작한다.


6. 벌써 졸리다. 지금 열두시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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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