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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4. 00:40 from 흘러가는대로


1. 델프 B2를 끝냈다. 시원하기도 하고 벌써 학기를 혼자 끝낸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수업 네시간을 띵땅 까먹었다(아직 합격 통보도 안 받은 건 비밀^x^) C1도 보고 싶은데 경험담들을 듣고 나니 도저히 12월에 합격할 엄두가 안 난다. 그래 합격하면 하는거고 안 되면 또 보면 되는거고 수능처럼 일년에 한 번 있는 시험도 아닌데 스스로를 그렇게 쪼아댈 필요가 있나.. 싶다가도 막상 준비하기 시작하면 마치 이거 떨어지면 내일도 없는 사람처럼 맘 졸이는 내 꼴이 우습다. 사실 맘 편한게 시험 보고 싶으면 미리미리 준비를 하면 되는데 또 성실하진 못하고. 하필 시험 공부해야 하는 기간엔 그 과목 말고 모든 게 다 재밌어 지는게 아니겠음? 평소엔 글 쓰고 싶은 맘이 잘 들지도 않는 블로그에 들락거리고, 남의 블로그 들어가보고 페이스북도 들어가고 뭐 새로 올라오는 거 없나 수시로 확인하고 네이버 정규 웹툰을 싹쓸이 한 담엔 다음 웹툰 작가들이 그 전날 뭘 잘 못 먹어 혹여나 정각 직후에 새 웹툰을 올렸을까 들어가서 확인한 다음 레진웹툰을 공략함으로써 하루를 마감..은 개뿔 네이트 판과 다음 미즈넷이 남았지. 쓰레기 같은 글들을 보면서 눈과 뇌를 소모한 담엔 정화를 하러 IZE로 ㄱㄱ 허핑턴 포스트도 가끔 들어가보지만 왠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우선 광고가 많아서 잡다스럽고 외국 허핑턴포스트와 달리 소모적인 기사가 많은거 같음. 기존의 깔끔한 플랫폼을 어쩌다 그리 만들었을꼬.. 아 요즘은 뒤늦게 유튜브에 빠졌다. 불어 공부한답시고 프랑스인 유튭 구루들 영상을 돌려보고 있다. 공부가 되는진 모르겠는데 쌍쓰러운 단어는 참 많이 배웠다. 말이 너무 빠른데 영상이랑 같이 보니 80%는 알아들을 수 있다. 그래 이게 어디야. 


2. Cafe Jules Verne




요즘 제일 애정애정하는 공간. 엄마가 묵던 숙소 앞에 있는 카페인데 엄마가 귀국한 이후에도 종종 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엄마 숙소 앞에서 만나 엄마는 더블 에스프레소를 나는 카푸치노를 시켜놓고 마셨다. 엄마가 묵었던 15일 중에 여기서 오전 커피를 마신건 고작 이삼일 밖에 안 되는데도, 여기는 '엄마와 나'의 공간이 되었다. 그래선지 카페 자체의 인테리어와 상관 없이 여기 오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사람이 별로 없는 것도 너무 좋고. 


온갖 잡동사니가 모여 있는데 묘하게 잘 어울려서 인상적이다. 처음 들어왔을 때 인테리어가 범상치 않다 하며 앉아있는데, 사장님께서 아침 뉴스가 끝나자마자 티비를 끄고 재즈 음악을 틀어주셨다. 여기서 완전 뿅감. 나에게 영적인 체험에 가장 가까운게 뭐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그 공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비쥐엠이 흘러나올 때라고 대답할 수 있다. 소름이 쫘악. 카페의 비쥐엠은 이만큼 중요하다. 사실 커피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는 나한텐 커피보다도 음악이 중요할 때도 있음. 그런 의미에서 내 전전세대에 존재했다던 '음악 감상실'의 정체가 상당히 궁금하다. 음악을 듣고 생산하는게 수월해진 지금, 사운드 자체가 너무나 풍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듣는 행위가 너무나 일상적이게 돼서 그런지 '음악 감상'이 하나의 번듯한 여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슬프다


다시 카페로 돌아와서, 무뚝뚝하신 사장님은 흰 머리에 배가 불뚝하시고, 회색 양복 조끼 주머니에 와인색 손수건을 접어 꽂아 넣을실 줄 아시는 멋쟁이시다. 게다가 월요일에는 오전 영업만 하시고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오전 영업은 열두시에 딱 맞춰 가게를 닫고 점심 시간을 가지시는 진정한 유러피안. 게다가 오후 영업은 4시부터라 오전에 못 가면 꼬박 반 나절을 기다려야 한다. 저녁엔 바로도 운영하지만 나는 주로 오전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데 매번 칼같이 열두시면 쫓겨난다(?)ㅠㅠ 처음엔 무뚝뚝해 보이셨는데 몇 번 오니 서비스로 한 개씩 나오는 비스켓을 한 바구니씩 주시는 츤데레. 단골의 소소한 기쁨이닼 


2-1. 참고로 나에게 소름은 준 비쥐엠은 이거. 


 



3. 사운드 클라우드는 여전히 열심히 파는 중. 찾아 들어가는 맛이 쏠쏠하다. 그 덕에 오히려 메이저 아티스트들 작업들은 놓치고 있음. 근데 뭐 자랑하려고 음악 듣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 귀 호강하려고 듣는건데 아마추어 메이저 따질게 뭐 있담. 라이크한 곡이 벌써 120개를 찍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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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