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여신2 DITA VON TEESE

2014. 2. 9. 23:48 from 보고










Posted by 극세사 스극 :

복고 여신 LANA DEL REY

2014. 2. 9. 23:42 from 보고






나는 웬만한 여자 연예인들에게 '예쁘다'는 수식어도 붙여주지 않는, 쓸데없이 여자 보는 눈 높은 여자다.


그런 나도 한 방에 훅 가게 하는 비쥬얼 포인트가 있는데 그건 바로바로 복.고.☆

눈꼬리 옆으로 최소 이센치 정도는 시원하게 추월해주는 아이라인

쥐잡아먹은 레드립

굵게 웨이브치는 극단적인 머리색(검으려면 칠흙 같아야 하고 금발이려면 빛이 날 정도로 골드여야 함)

엄청난 윗머리 뽕

거기에 하이웨이스트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빵빵한 엉덩이와 허벅지를 갖고 있다면

게임 끝 

그날부터 여덕질 시작- 그냥 사진이 보인다 싶으면 오른쪽 마우스부터 클릭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나와 복고의 관계는 남자와 큰 가슴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듯 싶다. 


최근 내 덕력에 불 붙인 언니는 라나 델 레이. 사실 음악은 Young and Beautiful 말고는 거의 안 들어봤다. 음찔이인 나는 장르도 구분하기 힘든 음악을 하시더라. 근데 왠지 웅장한 음악이랑 어울리는 웅장한 비쥬얼까지 에브리띵 느므 좋댜. 별 미친사람들이 다 있는 팝 시장에서 자기만의 색깔로 중무장하고 그걸 대중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어쨌든 라나 언니가 어서 많은 덕력을 끌어모아서 더 많은 덕후들이 복고와 레트로에 빠져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복고 여신들이 생겨났으면 한다. 언니 후ㅔ탱!!!!!













* Lana Del Rey - 데뷔 초 노래들 중 하나. 뮤비는 우리 라나 언니가 직접 핸드메이드하셨다 함. 여기서 또 한 번 언니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음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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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뉴질랜드, 15살에 불과한 두 소녀가 공모해 한 소녀의 어머니를 죽였다. 살해 동기는 그들의 우정을 방해했다는 것. 

당시 이 충격적인 사건을 두고 세간은 단순히 두 사춘기 소녀의 광적인 동성애가 가져온 비극이라고 칭했을 테지만, 신문의 지면을 가득 채운 설명들도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았던 두 소녀를 세상에게 이해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폴린은 소극적이지만 평범한 여자아이다. 지루한 사춘기의 한 가운데, 그녀의 인생을 변화시킬 소녀가 전학온다. 줄리엣은 거침없이 자신감 있는, 부유한 가정 출신의 여자아이다. 둘은 어린 시절 심하게 앓았던 경험과 한 가수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친해진다. 둘은 함께 가상의 세계에 대해 공상하고 머리를 맞대고 구체화하며 서서히 자신들이 만든 세계에 빠져든다. 그 와중에 그들의 부모님은 이 두 소녀의 '비건강한' 유착 관계를 걱정한다.  


폴린과 줄리엣의 관계는 단순히 사춘기 소녀들의 동성애라고 치부하기엔 굉장히 복잡했다. 개인의 정체성이 가장 뚜렷하게 형성되는 시기인 사춘기. 모두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시간, 폴린과 줄리엣은 정말 운좋게도 이 세계가 정확히 일치하는 친구를 만났고, 둘이 결합했을때 실존하지 않는 또다른 세계는 더더욱 견고해졌다. 현실이 아닌 세계에 사는 그녀들에게 인간은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지지 않았다. The Fourth World에 속하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이 존재할 뿐. 그 둘은 자신들의 전자에 속한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천재성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함께 비웃었다. 둘만이 존재하는 세계 안에서 폴린과 줄리엣의 사랑은 필연적인 것일 뿐이었다. 


가상의 세계를 점점 더 구체화할수록 둘은 더더욱 자신들만이 존재하는 그 세계에 심취했고 현실은 무의미해졌을 것이다. 평범했던 소녀들이 존속 살인을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는 과정의 변화를 납득시키는 장치가 바로 그들의 가상 세계를 가시화한 판타지 장면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에 근거했지만 이 현실감 없는 스토리에 설득력을 불어넣은 것이 판타지 요소인 셈이다. 어쨋든, 이런 두사람을 부모님들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되고 급기야 둘의 만남을 저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서로로부터 잠시나마 떨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했던 두 소녀는 자신들을 격리시키려는 어른들에게 저항한다. 분노는 특히 한 사람, 폴린의 어머니에게 집중된다.

 

폴린의 어머니를 살해하는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행된 다음날, 폴과 줄리엣은 둘 다 폴의 어머니를 살해한 죄로 체포되는데 둘의 살해 의도를 명백하게 규명해준 증거물은 바로 폴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던 일기장이었다고 한다. 둘은 재판 과정에서 정신 이상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단 몇 년의 옥살이 이후 가석방되었다고 한다. 서로로부터 잠시라도 벗어나지 못했던 두 소녀의 가석방 조건은 '둘이 다시는 만나지 말 것'.

 

애초에 폴린과 줄리엣의 가상 세계를 심화시키고 동시에 현실에 대한 무감각을 키우도록 한 원동력은 둘의 관계를 '동성애'라고 규정하고 격리시키려고 했던 어른들의 노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들의 관계는 애초에 단순히 성적으로 규정하기엔 너무나 순수한 것이었다. 순수했던 관계를 비정상적으로 낙인찍은 세상의 시선이 실제로 그들의 세계를 비뚤어지게 만들었다. 그렇게나 두 소녀는 순수했고 약했으며 또 위태로웠다.

 

그들은 지독히도 "사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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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까르뜨에 있는 장 루이 듀록에게 전보를 보내주세요.

 

"축하해요! 당신을 TV에서 봤어요. 안."

Bravo! Je vous ai vu a la télé. Anne.

 

 

 ...

 

 

잠깐만요!

 

"축하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안"

Bravo! Je vous aime. Anne.

 

 

 

 

 

 

 

 

 

 

*

흔하고 진부한 제목의 영화나 음악에는 왠지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인간, 사랑, 행복 등등. 성의가 없어보여서가 아니다. 그 단어가 담고 있는, 개인마다 다른 냄새와 촉각, 기억으로 인식하고 있을 그 개념들을 하나의 작품이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서다. 가장 상투적인 것들일수록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것이고 우리 모두의 일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개개인마다 다른 경험으로 기억에 남게된다. 그 기억을 토대로 우리는 모두 인생의 중요한 개념들에 대해 각자 나름의 정의를 내린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특유의 화학 작용을 일으키는 사건을 우리는 공통적으로 '사랑'이라고 부르지만, 한 사람은 사랑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빨을 닦지 않고 가볍게 입을 맞출 수 있는"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다르게 알고 있는, 가장 단순해서 개별적일 수 밖에 없는 경험으로 공감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랑', '행복', '이별' 과 같은 제목을 보면, 제작자가 제목을 제대로 짓기 굉장히 귀찮았거나 아님 정말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있고 깡이 있던가 둘 중 하나일거라는 생각을 한다.(물론 영화건 음악이건 제작에 들어가는 수고를 감안했을때 전자일리는 없을테지만.) 그리고 그 중에는 감상 후 '역시나 별로'에 들어가는 작품도 있고, 의외로 깊은 인상을 남겨 그 제목을 지니기에 합당하다고 인정하게 되는 작품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과 여'는 진부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 딱 제목만큼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특별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들-시작할 때의 설렘, 상대방의 마음에 확신을 갖지 못하며 겪는 기다림, 의미있는 신호를 감지했을 때의 날아갈 듯한 기쁨, 과거의 상처로 인한 망설임,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이후의 맺어짐까지. 영화는 모든 남녀가 이해할 수 있을 이 모든 감정들을 100분이라는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집어넣었다.

메시지가 진부하면서도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말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선을 말이 아닌 방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그다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흑백과 컬러 화면의 전환, 배경음악의 가사, 과거 회상 장면, 배우의 독백.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두 남녀의 관계를 그려낸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서로의 목을 부여잡고 야하게 키스하는 장면이 없어도 우리는 차분한 영화가 그려내는 사랑에 조용히 끄덕일 수 있다.(심지어 하나 있는 베드신조차 조용하다) 애초에 사랑은 검은색 바탕에 형광색 글씨로 쓴 "나는 사랑이야!!!!" 따위의 야단시러운(?) 것이 아니니까.

 

*

나이를 먹을수록 머리와 마음을 동시에 굴려가며 사랑을 하는 일에 훈련이 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저지르고 있는 실수들이 다 내가 어려서 겪는 시행착오이고 언젠가 상처들이 쌓이면, 그래서 내가 서른 살쯤 되면, 사랑을 하는 데에도 연륜이 쌓이고 도가 터서 에너지를 덜 소모고도 사랑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마음과 몸의 조바심을 머리의 지혜가 잠재워 덜 상처받고 덜 지치는 연애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엿볼때면, 감정이 진정하다면 나이불문 누구나 사랑 앞에선 서툴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쟝이 그랬듯 충동적으로 상대를 만나러 갈때 얼굴을 마주보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슨 행동을 할지 혼자 머릿속으로 디테일하게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하고, 반대로 안처럼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 후에도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도 하고, 자신이 내린 결정을 후회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남녀가 사랑에 있어서 서투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상대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내가 내민 손을 잡아주지 않을까봐 두려워서 쉽사리 손을 내주지 못한다. 상처받았던 자신이 또 이 과정을 반복하고 싶은건지에 대해 마음을 정하지 못해 내민 손을 거두어본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어지려면 손을 내밀어야 한다. 양쪽 모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안이 먼저 사랑한다는 전보를 부쳤듯이, 그리고 쟝이 한 번 거절당하고 나서도 안을 붙잡으러 역에 먼저 도착해 있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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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으르렁(Growl)' MV

2013. 8. 1. 03:31 from 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설마 엑소에 빠질 줄을 몰랐다. 내 나이 23살. 이제 아이돌 이름 따라가기도 벅찰 나이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쨋든 좋은건 좋으거니까^,~ (비록 텔레비전에 나오는 노래는 가급적이면 엠피에 안 넣으려는 snob그스일지라도ㅋㅎㅋㅎ) 남자 아이돌 뮤비에 이 정도로 꽂힌 건 블락비 난리나 이후로 첨인듯ㅇ_ㅇ 음원은 안 나와서 비쥬얼 없이 들어보진 않았는데, 최근 들은 아이돌 노래 중에선 갑이라고 조심스레주장해봅ㄴㅣㄷ....노래도 노래고 사실은 안무랑 뮤비에 완전 꽂혀버렸는데 노래+안무+뮤비 삼박자가 너무 세련되게 잘 어울린다. 가사는 <<<<<나를 자극하지마 으르렁ヽ(`Д´)ノ >>>>> 인데 비트나 사운드는 쟤네가 입은 양복만큼 sleek해....... 섹시하게 짗궂은 꽃미남 늑대의 기운이 느껴진다,,,♨ 핡핡핡핡핡핡핡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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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들 I Sognatori (2003)

2013. 7. 21. 22:59 from 보고

 

 

 

 

 

 

 

 

이런 아지트

 

 

코 큰 남자도 섹시할 수 있구나

 

 

머리에 대걸레를 얹어놔도 여신

 

 

 

 

 

이렇게 멋있게 담배피면서 계란 후라이 해줄 수 있는 남자라면 내 부엌에서 담배 펴도 됨ㅋㅎㅋ

 

미소년이 섹시하게 꿀을 먹는다

 

세 사람 사이의 긴장감. 테오는 이사벨을 보고, 이사벨은 매튜를 보고 매튜는 테오를 본다

 

벨벳 초록색 자켓과 배경의 초록색 병, 타일 벽의 연두색, 소품 군데군데의 노란색이 모두 계산된 걸까.

나도 저렇게 손가락 쫙펴고 담배 펴보고 싶다

 

금발, 핑크색이 도는 도톰한 입술과 민트색 벽 색깔 조화가 너무 예쁘다

 

 

 

 

 

 

 

 

* 배우들에 대한 인상 :  [영화 초반]에바 그린 여신. -> [중반]마이클 피트(블론디)은 입술이 진짜 예쁘네 -> [끝나갈때쯤]루이스 가렐(갈색머리) 핡핡

 

* 본격 흡연 조장 영화  : 등장인물 모두가 하나같이 아름답고 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한결같이 아름답게 담배를 피워댄다.

 

* 너무나 '프랑스'스러워서 감독이 프랑스인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역시나 감독은 이탈리아인) 영화 비쥬얼과 캐릭터가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들이 가지는 '프랑스'라는 이미지에 너무 완벽하게 부합해서 오히려 프랑스 영화스럽지 않았다.

 

* 이사벨과 테오 : 단순히 근친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이고 성적인 단어로 치부하기에 그들의 관계에물리적인 무언가를 뛰어넘는 화학 작용이 있다. 일란성 쌍둥이로서 세상에 발을 딛기 전부터 둘은 함께였고 그 이후로도 둘은 함께 온 세상을 자기 발 아래에 두며 비웃으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그들은 남매였지만 동시에 그 세계 안에서는 서로의 유일한 동반자였다. 테오는 매튜에게 이사벨과 자신이 뇌로 연결된 샴쌍둥이라는 말을 한다. 둘은 두 사람의 객체로 분리되어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을 각자 부여받았지만 애초에 하나의 영혼, 하나의 몸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 둘이 함께 하는 것, 심지어 알몸으로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조차 그들은 의식하지 않았다. 그래서 엄연히 다른 두 사람이지만,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존재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살기를 20년, 남매가 쌓아올린 세계에 매튜가 문을 두드린다. 결국 매튜는 그들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데 그칠뿐 결국 완전히 입성하지 못하지만, 남매의 세계는 매튜가 만들어놓은 균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 매튜와 이사벨 : 둘의 관계를 '사랑'이라 보기엔 어렵다고 느꼈다. 우선 매튜가 이사벨에게 느낀 것은 소유욕에 가깝다. 테오의 벌칙에 의해 치뤄진 첫 섹스 이후로 이사벨에 매튜의 감정 표현은 과감해진다. 한편으로 이사벨에 대한 매튜의 집착은 이사벨과의 관계를 통해 남매의 세계에 더 깊숙히 들어가고자한 욕망이 발현된게 아닌가 싶다. 어쨋든 영화 초반에 매튜가 매료된 것은 이사벨이 아니라 이사벨-테오 세트의 cool함이었으니까.하지만 이사벨과의 육체적 관계만으로 매튜의 목적은 달성되지 못했다. 셋이 손을 잡고 신나게 루브르를 뛰어다니다가도 남매는 관성적으로 둘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소외감으로 독해진(?) 매튜가 슬슬 이사벨을 독차지함으로써 남매 분리시키고 그들의 세계를 와해시키고자 시도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장면 이후인 듯하다.

매튜에 대한 이사벨의 감정도 사랑은 아니었다. 물론 이사벨에게 매튜는 특별한 남자였을 것이다. 첫 경험 상대였고 테오 외에 자신의 인생에 들어온 첫 번째 남였으니까. 애정, 호기심 그리고 모든 여자가 자신의 첫번째 남자에게 부여하는 특별함. 테오는 그 정도 의미를 지닌 존재였을 것이다. 매튜와 이사벨이 테오의 벌칙에 의해 첫 경험를 치룬뒤 이사벨이 우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섹스는 유일하게 이사벨과 테오가 공유하지 못하는 영역이었고 그래서 이사벨에게 그 사건 단순히 '첫번째 섹스'가 아니라 테오와의 세계에서 빠져나오는 '첫 경험'이었을 것이다. 예상이 어려울 정도로 자유로우며 다분히 성적인 신호와 몸짓을 일상적으로 구사하는 그녀도 테오의 품을 벗어나 여자로 홀로서야 하는 섹스에 있어서만은 한 사람의 여자일 뿐이였음을 그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테오와 구축한 세계를 벗어난 그녀에게서 '한 세계를 지배하는 여자'가 아닌 '평범한 소녀'를 투영해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어쨋든, 다시 매튜와의 얘기로 돌아와서 이사벨은 그에게 애정은 있었겠지만 테오와의 세계를 버릴 수 있을만큼의 존재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오히려 매튜에게 느끼는 감정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테오에게 느끼는 감정을 더욱 확고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둘만의 세계에 있을 때에는 너무도 당연해 의식할 수 없었던 감정은, 외부자가 들어왔을때 더욱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테오와 매튜 : 개인적으로 이 둘의 관계가 그려진 방식은 좀 아쉬웠다. 일반적으로 생각하자면 테오와 매튜는 노골적인 대치 관계를 형성해야 말이 된다. 어쨋든 둘 사이는 병적인 시스터 콤플렉스의 오빠와 그 여동생의 연인 아닌가. 그래도 이사벨과 매튜는 여성과 남성으로 관계를 정의하기 쉬운 반면에 이 둘은 동성이기에 더 애매모호하다. 테오는 전반적으로는 매튜에게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셋이 잡히는 장면에서는 이사벨과 매튜를 향해 약간의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낸다. 매튜가 자신과 여동생이 구축한 세계에 쉽게 침범하는 것을 경계했던 것은 확실한 사실이면서도, 그의 불만 가득한 시선 이사벨을 두고 매튜를 질투한 것인지, 매튜를 두고 이사벨을 질투한 것인지 애매모호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둘은 여러 공통 주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논쟁을 한다. 이것을 단순히 대립 구도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사벨과 매튜 사이에는 이러한 정치적, 문화적으로 깊은 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정신적으로나 적 차원으론 이사벨-매튜 커플보다 이 둘이 더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든다.

더욱 모호한 것은 매튜에 대한 테오의 감정이다. 욕실에서 테오는 매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우리가 널 사랑해'도  '나도 널 사랑해'가 아닌, '나는 널 사랑해'라는 말을 요구한다. 그는 이사벨에게도 사랑받고 싶어하고 테오에게도 독립적으로 사랑받고 싶어한다. 매튜의 감정을 통해 세 사람이 완벽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이걸 보면 매튜가 사랑했던 것은 이사벨이 아니라 이사벨과 테오 두 남매, 그리고 그들이 구축한 세계가 아니었나 싶다. 매튜는 이사벨과는 육체적인 사랑을 테오와는 정신적인 사랑을 지향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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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love you.

 

가진 건 없지만 이별, 기다림과 사랑이 있는 안나와의 삶

물질적으로는 평범하지만 사랑 받지 못하는 알리스와의 삶

수영장이 딸린 큰 집을 가지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완전히 비어있는 진과의 삶

 

자신의 삶이 갈 수 있는 모든 길을 본 9살의 니모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안나와의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삶이 아닌 다른 삶들에서

안나는 어느 오후 니모의 차를 스쳐간 수많은 운전자들 중 하나

혹은 역에서 서로를 알아보며 인사를 하지만 이미 각자의 가정과 아이가 있는 중년의 남성과 여성일 뿐이었다.

힌 인생에서는 서로가 아니면 평생에 의미를 지닌 것은 없다는 식의 사랑을 하면서

어떤 인생에서는 서로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또 다른 인생에서는 길 가다가 서로를 알아보았을때 어색하게 인사만 하는 사이가 된다.

정말 meant to be인 사랑은 정해진건가

 

영화는 어떤 삶이 더 좋았고 나빳는지 말해주지 않지만 니모가 살면서 가장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상대는 안나 뿐이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나는 만났을까

아님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삶에선 안나를 찾기엔 이미 틀린걸까

 

 

 

 

 

* best scene

 

 

 

 

 

I want you

forever

whatever happens

There is no life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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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III-2

2013. 6. 30. 23:55 from 보고

 

 I’m not dating anyone else

I’m not planning on dating anyone else

I just want to see you.

 

Exclus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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