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대로 '에 해당되는 글 71건

  1. 2015.12.25 MERRY CHRISTMAS !!
  2. 2015.12.09 아빠
  3. 2015.11.29 .
  4. 2015.10.12 151012 1
  5. 2015.10.11 151010 1
  6. 2015.10.06 .
  7. 2015.07.01 . 2
  8. 2015.06.16 . 2

MERRY CHRISTMAS !!

2015. 12. 25. 16:46 from 흘러가는대로


올해는 유난히 길거리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없는거 같다. 

눈도 안 오고. 옛날엔 크리스마스 트리만 봐도 설렜는데, 이십대 넘어가니 치우는 게 귀찮아 꺼내지도 않게 됐다.

집에 남아 있긴 하려나 모르겠네.

이래저래 크리스마스는 휴일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됐는데, 그나마 이 노래 듣고 뒤늦게 크리스마스 기운이 충만해짐.


모두 메리메리 크리스마스!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 2016.01.27
.  (1) 2016.01.15
아빠  (0) 2015.12.09
.  (0) 2015.11.29
151012  (1) 2015.10.12
Posted by 극세사 스극 :

아빠

2015. 12. 9. 21:49 from 흘러가는대로

저녁 8시경 집에 먼저 들어와 가족들에게 어디야?’라고 단톡방에 올리니 아빠가 들어가는 중. 너무 힘들어라고 적어냈다. 가슴이 철렁했다. ‘힘들다. 아빠가 그런 말도 할 줄 아는구나.


현관에 구두를 벗는 순간 딸바보 모드로 자동전환 되는 아빠를 보며 어떻게 직장 다니는 사람이 저렇게 스트레스 분출을 안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사랑미라면 누구나 집에서는 풀어지기 마련인데다가 기분이 안 좋은 날도 분명 있었을 텐데, 내가 기억하는 한 아빠는 단 한 번도 집에서 무드 스윙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집에서는 절대 회사얘기를 하지 않았고 아빠 힘들다, 뽀뽀 한 번 해달라는 식의 징징거림조차 없었다. 분명 압박이 심한 직장에서 줄곧 중책을 맡아 왔으면서도 체력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흐트러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작은 결정 하나도 시원하게 내리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기가 빨릴 때까지 두고두고 고민하는 나는 아빠가 부러웠다. 아빠는 해야 하면 고민 없이 돌진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사람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빠가 이런 생활을 30년이나 버텨왔구나 라고 생각하니 가족들 배려한답시고 속으로 삭힌 게 많았을 거 같아서 안타까웠다. 어렸을 때 아빠를 한번이라도 영웅으로 생각한 적이 없는 아이가 과연 있을까.


마침 오늘 점심 시간에 차장님과 수다를 떨다가 가족 얘기가 나왔다. 아버지가 작아지기 시작하는 날이 온다고. 그게 그렇게 안쓰러워 보일 수가 없다고 하더라.


나는 이제 성인이고 키로는 아빠를 조금 웃돌지만, 역시 아빠는 아직도 내겐 영웅이다. 어떻게 그렇게 스트레스 없이 일하냐 는 내 질문에 아빠는 어떻게 스트레스가 아예 없겠냐 고 하면서도 해야 하니까 하고,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고, 그래서 잘 되면 다행이고 못 돼도 그만이니 너무 분해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소신 있게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 그러면서도 좋은 아빠, 좋은 아들, 좋은 형으로서의 역할도 불평 없이 안고 가는, 그런 아빠도 어깨가 작아 보이는 날이 올까.


이십 분 뒤에 아빠가 들어왔다. 일이 많아서 힘든 건 줄 알았는데, 술을 마셔서 힘든 거였다. 몇 잔 마셨냐고 물어봤는데 세 잔이란다.


우리 아빠지만 너무 귀여운 거 같다.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 2016.01.15
MERRY CHRISTMAS !!  (0) 2015.12.25
.  (0) 2015.11.29
151012  (1) 2015.10.12
151010  (1) 2015.10.11
Posted by 극세사 스극 :

.

2015. 11. 29. 16:45 from 흘러가는대로

1. 마지막 글을 쓴지 한 달이 넘게 지났다. 시간이 모래마냥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가는 걸 보면서 이걸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있을 수 있는 방법은 기록을 하는 것 뿐이라고 느끼면서도 막상 커다란 흰 창에는 무언가 대단한 걸 적어야할 것 같아 계속 미루고만 있었다. 일상 속에서도 엇 이거 적어놓으면 좋겠는데 싶은 생각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는데 그때 뿐 오분 지나면 까먹는다. 이렇게 흘러만 가버린 좋은 생각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의미에서 티스토리에는 메모장 기능 같은거 없나요? 제목 쓰고 공개 설정하고 이러면 각 잡고 글써야 할 거 같아서 부담부담;; 그렇다고 또 내가 각 잡고 진득하게 앉아서 쓴 글이 다 좋은 글이냐! 하면 글쎄염;ㅅ;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아무거나 싸지르는걸 한동안 내 블로그질의 목표로 삼아야겠다. 어차피 양질의 글을 보러 블로그에 오는 사람은 없을테니! 하!

2. 4개월차 인턴이 됐다. 4학년 1학기의 끝에서 인턴을 지원하려고 했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취업에 대한 환상 아닌 환상을 깨기 위해서였다. 25년 중 19년을 학생으로 살아온 내게 직장인은 너무 낯선 단어였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중삼이 고딩되고 나면 별거 없네 싶고 고삼이 대딩되면 내가 이거 때매 십년 뼈빠지게 고생했나 싶었으니, 학생->직장인 루트도 다를거 있으랴 라며 패기있게 인턴에 도전했었다. 그리고 인턴 딱지를 떼고 직장을 견학한지 4개월. 역시 취업 이후에도 인생은 있다 !!!!!! 는 개뿔 웰컴 투 헬이다. 방학도 없고 아파도 병원 간다는 한마디 하려고 오전 내내 상사 기분 살펴야 하고 별 이상하거에 눈치봐야 하고 일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는 이곳이야말로 세미(semi) 지옥. 정직원이 아니라 인턴이라서 좋은 점 한가지는 내가 내 발로 당당하게 걸어나갈 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다는 것. 그리고 선배들과 함께"역시 대학생 때가 좋네요" 싶다가도 속으로 "아차! 맞다! 나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지!"라고 안도할 수 있다는 거다. 데헷. 4개월이 지났다. 3개월만 참아보렵니다. 


3. 음악이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장비의 문제인가 싶다. 헤드셋 하나 살까 생각 중.


4. 내 '좋은 사람' 컴플렉스는 생각보다 중증이다.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는 사실 없는데. 머릿속으로는 내 할일만 잘하면 되지 뭐 여기서 친구까지 사귈 필요 있나 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면서도 소외되는 기분이 조금만 들면 어깨가 움츠러드는게 느껴진다. 개썅마이웨이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가. 나도 딱 선 긋고 내 할 일만 하면 집에 가서 편안히 발 뻗고 자는 그런 사람 하고 싶다. 


5. 언니들이 너무 어렵다. 내 나이엔 직장에 동생보다 언니가 훨씬 많을 수 밖에 없는데 나는 언니들이 너어어어무 어렵다. 사실 내가 학창시절 여자 많은 집단에 완벽하게 융화돼 본 적이 없다. 모든 여초 집단이 그런 것은 아니다만, 미묘한 텃세와 신경전, 급 나누기, 그룹 나누기, 뒷담화로 친목 다지기는 십년이 돼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때 남자 많은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 라고 생각도 했다만, 사회 생활하는 친구들로부터 이 얘기 저 얘기 듣다보니 남초 직장은 더러운 마초 문화로부터 자유롭기 힘든거 같아 그것도 확신이 안 선다. 여초 직장에서 정치와 히스테리를 감내할 것인가 아님 남초 직장에서 기분 나쁜 눈길과 성추행을 감내할 것인가. 몇 주 전엔 회사 앞에서 어떤 중년 남자가 대낮에 내 바로 뒤를 지나가면서 손으로 엉덩이를 툭 쳤다. 내가 놀라서 쳐다보니까 되려 튀어나올 듯한 눈으로 날 째려봤다. 저번달엔 옆옆팀 대리님이 회식자리에서 ㄳ씨는 옷만 잘 입어도 진짜 예쁠텐데 라고 하길래 내가 '청바지만 입어도 엉덩이 쳐다보는 우리 팀장만 아니면 나도 얼마든지 예쁘게 입고 다닐거다'라고 했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예쁜 대학생 동생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대리, 과장급 남자 선배들도 이 새끼가 유독 이상한거라고 한입모아 말함ㅎ. 그래 이 인간 밑에 있는 김에 비위나 키워놔야지. 직장 생활하는 여자는 어느 정도 필요한 거 같음.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MERRY CHRISTMAS !!  (0) 2015.12.25
아빠  (0) 2015.12.09
151012  (1) 2015.10.12
151010  (1) 2015.10.11
.  (0) 2015.10.06
Posted by 극세사 스극 :

151012

2015. 10. 12. 22:58 from 흘러가는대로

1. 오늘은 울었으니까, 내일 다시 읽으면 이불킥을 할 정도로 오그라드는 일기를 쓰고 싶다. ㄴr는 오늘도 눈물을 흘린ㄷr...* 


2. 요즘은 퇴근하고 나서 늘어져 쉬면서 계속 시계를 확인한다. 12시까지, 내일이 되기까지 얼마나 남아있는지 계에속 확인하는거다. 그러면서 정작 그 소중한 시간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미룬다. 세수는 5분 뒤에 해야지. 책은 5분뒤부터 읽기 시작해야지.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는 상태로 늘어져 시계만 보기를 수십번. 퇴근하기 전엔 퇴근하고 나서 뭐뭐 해야지 하는 것들을 쌓아두며 하루를 보내면서 막상 퇴근하면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기만 한다. 엇 말하고 보니까 내 인생의 압축판인 듯..(씁쓸)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날엔 시간을 쪼갠다. 여덟시까지 밥을 먹고, 여덟시부터 아홉시까지 거실에 누워 음악을 듣고, 아홉시부터 열시까지는 ... 오늘도 그 짓을 하고 있었다. 오랫만에 좋아하는 음반을 틀었는데 아홉시에는 꺼야 그때부터 책을 읽을 수 있다 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순간 시계를 보지 않는다면, 시계 바늘이 가르키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충분할때까지 음악을 듣고, 내가 충분할때까지 책을 읽고, 내가 충분할때까지 밥을 먹을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의 노예가 된 거 같았다. 시간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고안된 시스템일 뿐인데, 나는 인간이 만든 시스템에 갇혀 끌려가고 있었다. 시계 안 보고 살고 싶다. 스마트폰을 들고 사는 나한텐 무리겠지. 남자친구한테 한시간이 넘도록 연락을 안 하면 난리가 날 것이므로 난 안되겠지. 


3. 억울한 것도, 잘못한 것도 없는데 속이 상했다. 내 탓도 아니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닌데, 말 그대로 '속이 너무 상해서' 울었다. 내가 과학자라면 눈물의 성분이 뭔지 연구했을거다. 그렇게 많이 울지도 않았는데 몇 방울 뚝뚝 떨구니까 속이 좀 뚫린다. 아까는 진정하려고 해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이걸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했는데.. 게다가 울고 나면 졸리다. 몸에 갇혀 있던 부정적 에너지가 압축돼서 나간 것 마냥. 눈물이 과연 수분으로만 이루어졌을까? 이 주제 연구해주실 분/?


4. 뭔가 엄청나게 아름다운 걸 보고싶다.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0) 2015.12.09
.  (0) 2015.11.29
151010  (1) 2015.10.11
.  (0) 2015.10.06
.  (2) 2015.07.01
Posted by 극세사 스극 :

151010

2015. 10. 11. 03:21 from 흘러가는대로


1. 어제부터 오늘까지 총 24시간을 상수/합정에서 보냈다. 그 지역은 너무 HIP해서 묘한 박탈감을 준다. 모든 것이 너무 신선하고, 공기에서 걱정이라곤 느껴지지 않아서 모든걸 훌훌 털고 놀 수 없는 나같은 사람은 절대 끼지 못하는 느낌. 나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상상마당에서 하던 수업을 들으러 다니던 신입생 때도 홍대는 왠지 어려웠다. 용기를 내서 '오늘이야말로 홍대와 친해져보리라'는 기분으로 친구들과 약속을 의도적으로 그곳에서 잡았던 적도 몇 번 있었으나, 어디가 적당한지 고르지 못해 결국 스벅이나 들렀다 오곤 했다. 기껏 홍대까지 가서 스타벅스라니.. 그때마다 나는 이상한 패배감에 젖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나도 힙해지고 싶다. 그래도 어제오늘 이틀동안 속성으로 정 붙이러 노력한 덕에 상수 쪽의 메이저 골목들은 얼추 익힌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다녀야지. 


2.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너무 어렵다. 우선 평일엔 일하느라 너무 힘이 많이 빠져서 퇴근하고 나면 손가락 움직일 힘만 남는다. 그래서 하루의 끝은 매번 스마트폰을 하면서 한심하게 마무리하게 된다. 나도 이런 내가 너무 싫지만 정말 어디 앉아있을 힘도 안 남는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오후에 회사에서 일을 겁나 많이 하는 거 같지만 사실 그런건 아니고, 그냥 내 체력이 저질이라 그런듯하다. 그렇게 5일 열심히 일하다 토요일이 온다. 토요일은 남자친구에게 온전히 바치는 날이다. 남자친구랑 실컷 데이트하다 들어오면 새벽 한두시. 일요일엔 오전부터 오후 세시경까지 할아버지 할머니랑 교회에 간다. 저녁에는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다. 그것도 매주. 그렇게 일요일의 모든 일정이 끝나면 시간은 어느새 저녁 여덟시. 그나마 일요일 밤은 내 시간이지만, 주말을 너무 달린나머지 힘들어 또 누워서 스맛폰하기 일쑤. 으으 블로그할 시간도 없고 책 볼 시간도 없고 음악 들을 시간도 없고 공부할 시간도 없다. 요즘 들어 느끼지만, 능력있는 직장인의 기본덕목은 체력임. 


2-1. 하지만 괴로운건 이 와중에도 "정말 내게 시간이 없는가? 결국 내가 게으른걸 스케줄을 탓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드는거다. 사실 물리적인 시간은 항상 존재한다. 누워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면 되고 이동할 때라도 신문을 읽으면 된다. 그래서 하루 끝에 침대에 누워 꼬박꼬박 졸면서 하는 한탄은 "스케쥴 핑계 대봤자 결국 내가 한심한심이"인 것이다.


2-2. 나 혼자만의 시간이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도무지 풀리질 않는다. 앉아서 고민하고 음악 듣고 책 읽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간은 지나가는데 나는 정체한 느낌. 남자친구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텐데 나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같이 있으면 에너지가 새어나가는게 느껴진다. 나는 절대적으로 혼자인 시간이 일정기간 확보되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이었다. 나 같은 사람도 결혼을 하고 주말을 가족들과 보내는 가정적인 여자가 될 수 있을까. 어렸을 때 일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린 나이에도 '오늘은 졸라도 되는 날, 오늘은 안 되는 날'을 구분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애교가 철철 넘치는 아줌마가 됐지만, 삼십대 후반까지만 해도 엄마는 많이 방황했었던 것 같다. 시댁을 모시고 사는 상황에서 나와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도 본인의 공부 욕심을 버리지 못 했으니까. 나는 엄마를 많이 존경하고 좋아하지만, 학생 때는 엄마 같이 아이들이 눈치 보게 만드는 엄마는 되기 싫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러기에 나는 너무 예민하고 욕심이 많고 손에 들고 있는 것들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나는 엄마와 너무 비슷하다. 그래서 아직은 결혼이 무섭고 아이들을 키우는 게 무섭다. 내 남자친구는 지금도 내 무심함 때문에 상처받곤 하는데, 지금으로썬 이 성격을 고치지 못한다면 남자친구와 더불어 아이들에게까지 상처를 주는 비극으로 내 가정생활이 끝이 날 것 같다.


3. 오늘의 결론: 나는 욕심은 있는데 실천력은 없고, 결과물은 없이 스트레스만 이빠이 받는 사람이라서 아이들과 남편을 힘들게 할 것이다.(...) 그냥 평생 혼자 사는게 엄한 남자 안 괴롭히고 지구의 평화를 도모하는 길이럇다.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5.11.29
151012  (1) 2015.10.12
.  (0) 2015.10.06
.  (2) 2015.07.01
.  (2) 2015.06.16
Posted by 극세사 스극 :

.

2015. 10. 6. 23:15 from 흘러가는대로

* 오래 끓여야 맛있는, 돼지고기김치찌개 같은 노래들이 좋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그렇게 들어야 진정한 맛을 알게 되는 곡들. 영화에선 화양연화 정도?


* 나이가 들고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깨달은 것은 어떤 성향이든 동전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에서 매우 드물게 긍정적인 성향만 많이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착한데 만만하지 않고, 똑똑한데 자만하지 않고, 예쁜데 건방지지 않고, 머리 좋은데 성실하기까지 하고, 잘 났는데 잘 난척하지 않는, 너무 완벽해서 질투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 난 그 사람들을 그냥 '그릇이 큰 사람들'이라고 뭉뚱그린다. 어제 지수한테 지수의 '그릇이 큰 친구'에 대해 들었다. 부러워졌다.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1012  (1) 2015.10.12
151010  (1) 2015.10.11
.  (2) 2015.07.01
.  (2) 2015.06.16
자기 전 의식의 흐름 몇 자  (3) 2015.05.11
Posted by 극세사 스극 :

.

2015. 7. 1. 02:57 from 흘러가는대로

1. 한 달 같았던 일주일이 지나간다. 자기혐오와 자기연민, 후회, 두려움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잠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지 못해 나답지 않게 하루종일 카카오톡을 붙잡고 있었다. 그 덕에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좋은 친구들이 내게 정말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완전히 해결된건 아니지만 예상보다 큰 일은 없이 지나가고 있다. 그 기간 동안 했던 반성과 다짐들도 희미해져가는 걸 느끼다가도 '이 참에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또 큰 코 다친다' 싶어서 나태해지지 말아야지 하고 자기최면을 걸고 있다.


2. 그래서 방학이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하려고 했던 구직활동은 오히려 뒷전이었다. 하루하루 우울을 벗어나는게 더 급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좀 해결되니 이제야 내가 놓쳤던 인턴자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ㅎ아몰랑


3. 블로그 항목들 중 가장 자주 업데이트 되는게 음악 란인데, 정작 나는 현실에서 지인들에게 음악 추천하는걸 좀 불편해한다. 왠지 내가 추천한 노래를 상대방도 좋아할거라는 자신이 없달까. 근데 또 많이 보지도 않는 책이나 영화 추천하는건 좋아한다. 왜 정작 소비량이 가장 많은 음악은 추천하는걸 꺼릴까 싶었는데, 얼마 전 그 이유를 찾아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살던 동갑내기 남자아이 둘을 우리 차에 태울 일이 생겼었다. 당시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음악은 사잔올스타즈라는 일본 밴드였는데 '나는 이렇게 좋은 음악을 듣는다'라고 걔네한테 자랑하고 싶어서 운전석에 있던 아빠한테 사잔올스타즈 테이프를 틀어달라고 했다(애초에 사잔올스타즈는 고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아빠의 페이보릿이었다). 하지만 나의 안목에 감탄하리라던 예상과 달리 친구들은 '이 사람들 발음이 이상하다. 외계어로 노래를 한다'며 노래의 첫 소절을 듣자마자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몹시 부끄럽고 속상했다. 내가 괜히 틀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 밴드를 좋아하던 아빠의 취향까지 비웃음을 샀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노래를 꺼달라고 하면 왠지 걔네한테 굴복하는 거 같아서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그 아이들은 잔인하게도 노래가 바뀔 때마다 더 크게 웃어댔다. 겨우 두세곡 들을 수 있는 짧은 이동거리였지만 그 날 일은 내게 꽤나 큰 충격이었던거 같다.



치 나는 지금 들어도 좋은데. 지금도 아빠랑 둘이 차 타는 날엔 사잔올스타즈 틀어달라고 한다.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1010  (1) 2015.10.11
.  (0) 2015.10.06
.  (2) 2015.06.16
자기 전 의식의 흐름 몇 자  (3) 2015.05.11
.  (0) 2015.05.02
Posted by 극세사 스극 :

.

2015. 6. 16. 00:00 from 흘러가는대로

1. 마지막 글이 5월 23일이라니.. 그것도 딸랑 동영상 하나. 수업시간에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벌써 3주나 지났네. 과제, 이력서, 자기소개서, 인턴 등등 심리적으로는 엄청 바빴던 거 같은데 가시적인 성과론 별로 남은게 없다. 마음만 조급해하고 스트레스는 이빠이 받았으면서 행동으로 옮긴건 별로 없는건가 싶어서 씁쓸하다. 


2. 지난주 금요일 생애 첫 인턴 면접을 봤다. 파트타임 면접을 본 적은 있어도 내 전공이랑 직결된 포지션으로 보는건 처음이었다. "긴장하지 말고 내가 누군지 보여주고 오자" 싶었지만 수면 3시간 + 6시간 연강 + 하루종일 한끼도 못 먹은 상태로 면접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역시 무리였나보다. 압박질문에 보기 좋게 말려 들어 오히려 면접관 분들을 당황시킴.. 나는 내가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그날은 내가 보기에도 너무 감정 컨트롤을 못해서 맘속으로 계속 "그만 얘기해^^ 이제 그만^^ 어허 거기서 목소리 올리면 안돼지^^"했지만 마음의 소리일 뿐이었다. 그래서 FAIL... 나와선 후회 막심했지만 이미 지나간걸 어찌하리. 그래도 면접관 분이 내게 질문을 하면서도 꾸준히 질문의 의도가 뭔지 뭘 알고 싶으신건지 얘기해주셔서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뭐를 더 보충해야 하는지에 대해 집에 와선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홍보 직군으로 넣은 첫 자기소개서인데 틀에 박히지 않아서 참 좋았다 고 칭찬 받은 것도 고무적인 성과로 생각하기로. 좋은 면접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좋은 면접만 할건가. 합격을 해야지.. 취업의 벽을 오늘 막연하게나마 느꼈다. 진짜 취준생에 비하면 난 풍선 정도로 맞은거 같은데 그래도 꽤 충격이 컸음..


3. 여전히 고민이 많다. 예전엔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나아가는게 느리더라도 옳은 방식이라 생각했었다. 방향 생각 안하고 남들이 좋다는거 무턱대고 벌려놓는거 많이 경계했었는데.. 면접 보고 나니 어떤 것이든 경험이구나 싶다. 경험은 다 소중하다라고 떠벌리고 다녔으면서 나는 내심 남들의 경험에 점수를 매기고 있었나보다. 반성해야겠다.


4. 어른이 되는게 무섭다. 내가 사실은 사회에 나가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을까봐, 지난 몇년간 쌓아온 내가 별로 쓸모가 없는 사람 취급을 받을까봐 무섭다. 피해의식+꼰대짓+논리가 통하지 않는 고집 이 결합된 어른이 될까봐 무섭다. 옳은 신념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도 한쪽의 주장만 받아들이고 얘기하다보면 시간이 쌓여 '편협한' 어른이 된단걸 요즘 많이 느낀다. 아무리 시작점이 좋아도 그 끝이 편협함일 때 좋은 가치관조차 폄하돼서 안타깝다. 그런 사람들은 방법이 틀린건데 방법이 틀렸다고 그 사람의 주장까지 모조리 틀렸다고 할 순 없는거 아닌가. 하지만 암울하게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겉잡을 수 없게 다양해진 지금 우리의 정보 소비는 더욱 편협해질 확률이 높다. 과거의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인간의 스키마 구조는 생각보다 견고해서 쉽게 변하지 않고 기존의 지식구조에 부합하는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더 많이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의식적으로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찾아다니지 않으면 우린 모두 "꼰대"가 될 수 밖에 없단 말이다. 


5. 내일 기말고사 시작한다.


6. 벌써 졸리다. 지금 열두시 됐나?



'흘러가는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5.10.06
.  (2) 2015.07.01
자기 전 의식의 흐름 몇 자  (3) 2015.05.11
.  (0) 2015.05.02
.  (1) 2015.04.22
Posted by 극세사 스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