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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4.11.27 [사운드클라우드]
  7. 2014.11.11 Charlie Brown Theme - Vince Guaraldi Trio 1
  8. 2014.11.08 전에 그렸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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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23. 04:24 from 흘러가는대로

1. 귀국 완료


2. 출국 준비와 출국일에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요약하자면 1. 배낭 1개 + 짐가방 3개 (23kg, 12kg, 10kg) 2. 기관사의 운행 거부로 기차 취소됨 3. 1.로 인해 기차를 바꾸는 바람에 예약해뒀던 TGV 좌석표가 무용지물이 됨 = 복도에 쭈구려서 파리샤를드골까지 2시간을 감 4.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공항에 사람들이 겁나 많았음 5. 비행기 이륙 지연  


3. 한국이 어색해서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한때 친했지만 한동안 연락을 안 하다가 갑자기 만난 친구마냥 어색하다. 분명히 아는 풍경인데, 내가 있을 자리라는 느낌이 도무지 들질 않는다. 일 년도 안 나가 있었는데, 프랑스에 지나치게 적응을 잘 했던 것일까 생각해본다. 곧 좋아지겠지. 한때 두고 떠났던 이 모든 것들에 다시 익숙해지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지만. 


4.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한국으로 꼭 갖고 돌아와야겠다고 다짐했던 가치는'여유'였다. 사실 이건 프랑스에서 배운 가치라기보다 내가 10개월 동안의 휴식기를 가지면서 익힌 거라 해야 맞을거 같다. 


한국에서의 삶은 항상 급박했다. 나는 항상 부족했고 항상 배우고 싶은게 너무 많았고 욕심도 많았고 또 자존심까지 세서 포기할 줄을 몰랐다. 기껏 대학교에 들어와서 야자와 학원에 묶였던 시간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는데,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얻은 자유를 도무지 어디다 써야할지 몰라했다. 결국 수학, 언어 학원에 등록하듯이 피아노, 재즈댄스, 알바, 헬스 같은 자질구레한 것들로 내 일과표를 채워넣었고, 나중엔 호기롭게 벌려놓았던 일과표에게 오히려 주체성을 뺏겨버리고 말았다. 좋아서 시작했던 것들도 나중엔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끝을 봐야 하는 일'이 되어 오히려 마음의 짐으로 변질되었다. 참고로 나는 휴학계를 내기 전 한 학기 동안, 18학점을 들었고 주5일 최소 3시간씩 프랑스어 학원에 다녔고 일주일에 한 번 보컬 수업(+연습), 일주일에 한 번 피아노 수업, 일주일에 한 번 과외, 헬스를 했었다. 


프랑스에선 이 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딱히 프랑스인들이 한국인들보다 더 여유로웠기 때문이 아니라, 우선 내가 프랑스에선 일을 벌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어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데 취미 강좌니 운동이니 할 겨를이 어딨는가. 어차피 일을 벌리지 못할 상황에 처해졌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여유로움=죄악'이라는 강박관념에서 좀 해방될 수 있었다. 결과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 실제로 얼굴이 펴지더라. 석회물로 매일 세수를 해댔는데도 피부가 좋아졌고 컨디셔너 없이 샴푸만 썼는데도 머릿결이 좋아졌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올 마음의 준비를 하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내 삶(공부/일)을 영위하면서도 최대한 여유로움을 지킬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무색하게, 돌아가면 4학년이랍시고 취업 게시판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채워야할 부분이 뭘까 찾다하다보니 한국에 가서 해야할 리스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나는 영어 말하기 시험 점수가 없었고, 토익이 만료됐고, 엑셀을 다룰 줄 몰랐고 통계학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거기다 여기 와서 운동을 소홀리 해 자세가 안 좋아졌으니 돌아가자마자 요가를 시작해볼까 했고, 좀 더 재미있는 운동을 찾다가 폴 피트니스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한국가면 불어 유지하는 것도 문제일텐데 불어 학원도 알아봐야지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순식간에 해야할 것들이 뿅뿅 나타났다. 


여유로움을 잃고 싶진 않은데, 정체되는 느낌도 싫었다. 그 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사람 두 명에게 조언을 얻었는데, 한 명은 목표를 정하라 그랬다. 졸업 후에 취업을 할 건지, 그렇다면 어디에 취업을 할 건지, 아님 공부를 할 건지, 그렇다면 어느 나라로, 어느 전공으로 갈건지 이런걸 생각해보랬다. 원하는 걸 모두 건드려보기에 나는 시간이 별로 없단다. 그녀의 근거에 모두 동의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주장 자체는 분명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었다.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모르니 그냥 좋아보이는건 닥치는대로 해보고 싶어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지인은 급한 일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라 했다. 다음에 할 수 있는건 다음으로 미루고 필요에 의해 지금 시작해야하는 것들만 고르란 말이다. 그리고 포기하고 싶을땐 그냥 인정하고 포기하란다. 그 말을 들으니 막판에 하기 싫은걸 끌고 나가게 한 원동력을 결국 내 고집일 뿐이었단걸 깨달았다.


그래서 결국 추려낸 건

피아노, 달프 준비(독학), 불어 대화 수업(일주일에 한 번)    +엑셀(옵션)


적고보니 저것도 적진 않네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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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6. 11:28 from 흘러가는대로

1. 이번주 일요일 귀국 예정. 이쯤되니 아쉬움이고 뭐고 그냥 생각 자체가 사라진다. 공부는 무슨ㅋ 친구들한테 인사나 다 하고 가면 좋으련만 이러고 있다.


2. 오랫만에 캐스커의 <POLYESTER HEART>를 찾아 들었다. 고3 일년을 함께한 앨범 중 하나! 앨범을 찾은지 얼마 안 된 날이었던 거 같은데, 하루는 온종일 들었는데도 잠들기 아쉬울 정도로 좋아서 메가스터디 기출 300제를 풀어보면서 밤을 샜었다..는 오바고 결국 다섯신가 잠든 듯. 근데 그 다음날 하루종일 자서 어차피 공부 못한건 함정ㅋ;; 캐스커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날 탈뮤직뱅크로 인도한 최음악구루님의 추천으로 알았다. 고삼때 공부하기 싫어서 한참 이것저것 앨범 들어보기 시작할 때 마침 캐스커 정규가 나왔다길래 생각없이 틀었던 4집 POLYESTER HEART는 대학 입학 후에도 꽤 오랫동안 들었던거 같다. 생각해보면 중3때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했을땐 최구루님의 영향을 받아 일렉+홍대감성이 짬뽕된 음악을 많이 들었었다(이런 장르를 시부야..라고 했던가). 클래지콰이, 다이시댄스, 캐스커 정도 생각나는데, 그때 발견한 하우스룰즈 1집이랑 클래지콰이 1,2 집은 지금도 좋아한다. 그러다 나는 고1때 우연히 알게된 Corinne Bailey Rae로 흑인 음악의 문을 열었고 대학교 신입생 때 발견한 Musiq Soulchild로 완전히 길을 틀어버린다. 참고로 최구루양은 꾸준히 한 길을 파셔서 지금은 일렉 쪽에 완전히 자리잡으신거 같다. 나는 지금은 따로 일렉 음악을 거의 찾아 듣지 않으니 시작점을 같았지만 이렇게 종착점이 달라진게 신기하다. 그래도 여전히 캐스커 4집은 옳다. 사실 그 직후에 나온 앨범은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일렉스러운 비트만 입힌 4집과는 달리 너무 일렉일렉해서 내 취향과는 맞지 않다고 맘을 정했는데, 그 이후 나온 앨범들은 딱히 들어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3학년 초까지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들었던거 같은데, 작년과 올해는 주구장창 블랙블랙하게만 들었네. 


3. 어제 들은 이진아가 캐스커 노스텔지어를 자극한거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첫 곡보다 이번 곡이 훨씬 더 좋았는데, 특히 멜로디라 그래야하나 곡 구성이 좋았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느낌을 주는 노래였는데, 듣고 있다가 '다음엔 이런 음이 나오겠지' 싶으면 전혀 다른 멜로디가 나와서 당황에 당황을 연속케 하는 곡이었다. 개인적으로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멜로디를 짜내는 능력이나 피아노 실력(제일 부러움)만큼은 이미 아티스트라 해도 손색 없을듯. 노래에서 날것의 느낌이 나는게 매력적이다. 다만 어차피 유희열이 데려갈거 같고 아이돌 육성이 목표인 케이팝스타와는 어울리지 않으니 그냥 어서 빨리 유아저씨께 몸을 의탁해 주셨음 한다. 2-3년전까지만 해도 홍대 인디씬의 아티스들도 꽤 주목을 받았던 거 같은데, 그러고보면 요즘 가요계엔 정말 힙합/알앤비 붐이 일고 있는게 맞다. 한국형 힙합 알앤비가 새롭게 느껴진 시기도 있었는데.. 가요계의 큰 손 제왚이 홍대 씬에선 실력은 있을지언정 완전히 새로운 걸 창조했단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이진아에게 그렇게 놀란 것도 지금 가요계가 얼마나 획일적인지를 보여주지 않나 싶다. 힙합알앤비를 앞세운 가요트렌드도 포화 상태에 이를테고, 더 이상 신선하지 않은 음악이 될 때 쯤 또 다른 스타일이 치고 들어오겠지. 역사는 돌고 도는게 맞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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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클라우드]

2014. 12. 8. 08:10 from 듣고



* 오늘은 형식을 좀 바꿔봄ㅇㅅㅇ 시간은 더 걸리는데 알록달록한 듯. 근데 조잡스러워 보여ㅠㅡㅠ.. 원래는 한두곡만 올릴라 그랬는데 포스팅하던 중 verstige 듣다가 맘 바뀜ㅋㅎ 제목 형식도 [사운드클라우드] 때려치고 영어로 폼나게 바꿔볼까 했는데, 결론은 한글을 사랑하기로 함 헤헤







* 여기서부턴 VESTIGE란 아이디의 프로듀서. Goodbye를 마지막으로 사운드클라우드를 떠났다ㅠㅠ 원래는 mjNicolas 란 이름으로 활동한다 함. 

www.mjNichols.net

www.youtube.com/mjNich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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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8. 07:25 from 흘러가는대로


1. 귀국이 2주 남았다. 다다음주 일요일 아침엔 한국땅을 밟고 있겠지. 으으 세미멘붕 중. 한국 침대에서 일어나 "프랑스를 갔다온 것은 꿈이었나"하고 허우적거리는 꿈까지 꿨다. 일어나 보니 아직 그르노블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의 안도감이란..ㅋ 이 정도면 중증ㅎ;; 아무튼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출국 준비를 한다.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친구들과 내가 사랑하던 공간들에 마지막으로 눈도장을 찍어둬야 한다. 유럽에서의 마지막 주말을 런던에서 보낼까 하다가, 남은 2주 중 하루라도 그르노블을 벗어나긴 싫다고 결론 내려서 런던행은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결정을 내리고 나니 차라리 시원하다. 앞으로 살면서 이 작은 도시에 올 확률보단 런던에 갈 확률이 높은거 같았다. 게다가 다음 번에 오더라도 그 땐 Martin네의 하숙생이 아닐테고, 내 바로 옆 방에 애니가 살지도 않을테고, 지금 그르노블에 있는 한국인 친구들도 없겠지. 프랑스를 떠나는 것 자체도 아쉽지만 그보다도 지난 9 개월 동안 여기서 내가 만들어놓은 세계가 사라진다는게 너무 아쉽다. 다시는 이 마을에 24살의 스그스로 돌아올 일은 없을테니... 흐규흐규울ㄴ얼 가기시졍러ㅏㅇ니


2. 8월에 벨기에 지혜네 놀러갔을때 지혜네 부모님께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었다. 아버님의 해외 지사 발령으로 지혜네 부모님은 몇 년 전부터 벨기에에 사신다. 첫 날 밤 저녁식사를 하면서 프랑스 와서 느낀 것들을 지혜 아버님께 열심히 설명드렸는데 아버님은 열심히 들으시더니 많은 사람들이 "우리 나라는 ~가 잘못됐다. 외국은 ~한 것들을 하는데 얼마나 좋으냐"라는 소리만 할 줄 알지, 그 좋은 것들 중 어떤 걸 취할 것인지, 어떤 걸 우리 나라에 적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발전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는 지적은 불평과 다를 바 없노라고.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나 역시 간과하고 있던 점이라 반성이 됐다. 


2-1. 현실적으로 "~이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보다 ~하게 해야한다"보다 백배 쉽다.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판단은 거의 본능적이다 싶을 정도로 빨리 이루어진다. 물론 이 모든 과정 속엔 개인의 양심, 가치관, 이익 따위의 계산들이 숨어 있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사고방식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무엇이 자신을 이런 결론에 도출하게 만들었는지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에 '그래서 우리는 ~을 해야 한다'를 말하는 건 완전히 다른 스케일의 사고를 요구한다. 사안을 다각도로 파악해야 한다. 무엇을 고칠지 설명하기 위해선 무엇이 잘못됐는지 짚어낼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주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왜 싫어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무엇인가를 맹목적으로 "싫다"라고 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의견이 없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지만 맹목적인 싫음은 그 자체로 악이 될 수 있다는 걸 역사는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다. 비판하는 것과 불평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대안을 내놓는 것까진 못해도 최소한 자신이 왜 그거에 반대하는지는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 아닌가. 


2-2. 정치에 대한 얘기만은 아니다. 프랑스에 오기 직전 나는 한국 사회에 불만이 굉장히 많이 쌓인 상태였다. 똥이 쌓인 현실을 부정하고 다른 세계를 갈망하는 일종의 도피 심리? 지옥같은 학창 생활을 끝내고(재수까지 해서 +1년) 대학에 들어왔는데 3년 과제와 시험, "자기계발"에 치이고 나니 4학년ㅋ 이제 남은 건 취준? 짜증 펔발ㅋ 솔직히 그 때만해도 막연히 외국에 나가면 모든 게 다 나을 것만 같은 환상이 있었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당시에도 프랑스에 대한 꿈이 환상일거란 예상을 안 했던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것이 아닌 걸 갈망하고,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내 경우엔 유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그건 아마 내가 결국엔 끝까지 국내 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거다. 사실 이런 환상의 기본은 무지다. 나는 한국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알다 못해 단점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프랑스에 대해선 그렇지 못했다. 단편적이고 긍정적인 정보들만이 내 프랑스에 대한 지식의 정보였고, 그걸 토대로 내 상상력이라는 살을 붙여 만들어낸 프랑스의 이미지는 한없이 핑크빛이었다. 이 모든게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환상이라는걸 알면서도, 외국에 나가 환상을 깸과 더불어 더불어 내 나라 역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면 어학 실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을 얻게 되는 것 아닌가 하며 프랑스행을 결정했다.


예상대로 도착한 직후엔 프랑스의 모든 것이 좋아보였다. 남들 시선 신경 안 쓰고 옷 막 입는 것도 좋았고, 책 음악씨디 디비디가 잔뜩 꽂힌 프랑스의 거실이 좋았고, 심지어 여자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것까지도 좋아 보였다. 하지만 단 몇 개월만에 깨달은 건 누가 더 옳고 누가 그른게 아니라 단지 두 나라가 다르단 것이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라는 흔하디 흔한 명제를 14시간 떨어진 땅에 도착해서야 제대로 이해한 셈이다. 프랑스엔 있지만 한국엔 없는게 있고, 한국엔 있지만 프랑스엔 없는게 있는거다. 그러나 지구 반바퀴 떨어진 두 나라는 사뭇 다른 기후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다른 음식을 먹어왔으며 접점이 없는 완전히 다른 역사를 갖고 있으니, 이토록 다른게 당연한거 아닌가. 이 당연한 이치가 한 나라에만 갇혀 있을땐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시야를 넓힌다는 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다른거라는 걸 알면 된다, 우리나라엔 없는 것이 다른 나라에 있다면, 단순히 아 한국엔 이게 없다 라며 탄식할게 아니라 이 나라엔 왜 그것이 자리잡았는지 이해하면 된다. 이 문제의식이 침투할 수 있는 범위는 엄청 광범위한데,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한낱 치즈 하나에서도 새로운 걸 발견한다.


프랑스 치즈는 종류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치즈가 프랑스의 심볼인건 단순히 숫자 때문만이 아니라 정.말.로.프랑스인들의 식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Fromagerie라는 치즈 전문 가게가 있으며 대형마트엔 치즈 코너가 따로 있다. 치즈의 근원은 우유고 우유의 근원인 소는 지구 곳곳에 존재하는 동물이지만 유럽 내에서도 프랑스만큼 치즈 문화가 발달한 국가는 없다. 우리나라만 해도 소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유/크림/치즈에 대한 문화가 발달하진 않았다. 그 차이는 기후에서 나오는데, 프랑스는 농경하기에 완벽한 환경을 보유한만큼 목초지도 쩌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단순히 목초지가 많은게 아니다. 진짜 겁나 많다. 여기 처음 와서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캠퍼스 안에 조그만 잔디밭들이 많은데 잔디 퀄리티가 무슨 올림픽 축구경기장 뺨친다는거다. 프랑스엔 목초지가 많은만큼 소도 많았고, 잔디를 우걱우걱 먹은 소들은 우유를 쭉쭉 뽑아냈을거다. 냉장 보관 시설이 없던 시절 치즈는 잉여 우유를 장기 보관하는 수단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심어놓은 잔디도 잘 안 자라는 기후였던데다가 소가 그 정도로 흔하지 않았다. 가정에 소 하나 있으면 그게 온 가족을 먹여살리는 중요한 재산이라 됐다 하니 모든 가구가 있었을리 만무하다. 게다가 소는 음식을 위한 동물이었다기보다 농경을 위한 동물이라서, 한국소는 잔디나 뜯어먹으면서 우유나 뿜어내는 프랑스소와는 달리 팔자가 기구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보관할 우유까지 쏟아낼 힘은 없었을거다.


치즈 얘기를 하려고 시작한 포스팅은 아니다.(...기승전치즈?) 다만 치즈에서도 두 나라가 다름을 이해할 수 있단걸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이런 차이 하나하나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대개 종교 역사 기후 이렇게 세가지로 원인이 압축되더라. 아무튼 결론은 역시 사람은 자기 세계를 좀 벗어나 볼 필요가 있다는거다. 그리고 나가서, 단순히 아 외국 좋다 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완 어떻게 다른지, 왜 그렇게 달라졌는지, 이 나라의 가치들 중 무엇을 취할 것이고 계속 안고 갈 것인지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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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녁 식탁에서 홈스테이 가족들과 아주 흥미로운 대화를 했다.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자녀가 여섯이신데, 다들 장성하고 집을 떠나서 집에 빈 방이 많다. 그래서 우리 집엔 특이하게도 하숙생이 셋이나 되는데, 나를 제외한 나머지 두명은 미국에서 온 대학생 여자애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카타르 남자애다. 나이대 비슷한 한국 여자애, 미국 여자애, 아랍계 남자애가  한 집에 살고 거의 매일 저녁 밥을 먹는거다. 다들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서 어떤 주제든 대화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데, 특히 IS가 전세계적으로 욕을 먹고 있는 이 시기에 보수적인 종교 성향을 가진 카타르 남자애는 아주 흥미로운 인물이다.(기회가 되면 따로 얘기하도록 하겠다) 기본 한 시간, 길면 두 시간까지 이어지는 밥성머리 대화는 "우리 나라는 ~한데, 프랑스는 어떠하냐?"의 형식으로 자주 시작한다. 기록하진 않았지만 이 집에 있었던 5개월 동안 엄청나게 다양한 주제들이 식탁에 올라오곤 했었는데, 어제의 주제는 특히 재미있어 기록해보고자 한다.


프랑스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의 아랫도리에 크게 상관을 안한단 것은 한국에도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무리 문화가 다르다곤 하지만, 성추문에 휘말린 정치거물들이 사퇴까지 하는 나라의 국민인 나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정서였다. 하지만 가장 최근 역임한 두 대통령, 사르코지와 올랭드의 스캔들에는 국민들도 어느 정도 반응하는 듯 했고, 이게 직접적인 영향이 되진 않았지만 하필 이 두 대통령은 엄청나게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모든 것에 대해 트집을 잡으려고 하고 맘에 안 드는 점이 있으면 시위를 하고 보는 프랑스인들의 국민성을 감안하고서라도 사르코지와 올랭드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태도는 과하다 싶었다. 특히 사치와 여성편력으로 점철된 사생활을 보여준 사르코지는 진짜 여기서 장난 취급 당한다. 심지어 이젠 대통령도 아닌데 여전히 농담 따먹기의 대상이다. 오히려 일상 생활에서 현 대통령인 올랭드보다도 사르코지의 이름을 더 많이 듣는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역사 시간 中 "~왕은 매우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어요. 복장만 봐도 알 수 있죠. 사르코지처럼요. 우리 사르코지횽은 왕같은 대통령이었죠^^" 그냥 졸라 자연스럽다. 


정치인들의 사생활에 관대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인들이 왜 사르코지의 사생활에 대해선 이토록 비판적일까? 이 주제에서 사르코지와 대척점에 있는 예시가 바로 프랑소와 미떼랑 대통령이다. 1981-1995년 연임으로 무려 14년 동안 프랑스를 지휘한 사회당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이미 65세였던 그는 국민들에겐 '아버지'로 기억되는,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하나다. 그런 그에게 퇴임을 코 앞에 둔 1994년 한 유명 타블로이드지가 그에게 딸뻘의 여자와의 외도로 낳은 딸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당시 미떼랑은 지목된 대학생 뻘의 젊은 여자에 대해 '내 딸이 맞다' 라고 쿨하게 인정해버리면서 그의 두집살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


Mazarine Pingeot(어머니의 성을 따른다). 미떼랑의 딸. 


그렇다면 대통령 재임 중에 영부인과 이혼하고 인기 연예인 카를라 브루니와 재혼한 사르코지와 미떼랑이 다른 점은 뭘까. 오히려 사르코지는 이혼하고 결혼했으니 두집살림한 미떼랑보단 윤리적으로 떳떳하다고 봐야하는거 아닌가. 홈스테이 가족들에 의하면 우선 그새 프랑스인들의 가치관이 변한 것이 첫번째 이유란다. 타블로이드가 사진을 뿌리기 이전에도 그에게 숨겨진 딸이 있음을 아는 기자들이 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기사를 퍼뜨리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팔리지 않을 기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러니 프랑스 유권자들의 정치인들의 사생활과 정치적 역량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경향은 거짓말이 아닌 셈이다. 대통령도 결국은 인간이고 사생활은 사생활일 뿐이며, 그런거에 관심 가질 시간에 그 사람의 정치적 성향, 프랑스에 대한 비전 등을 살펴보는게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거다. 물론 미떼랑도 비판을 받긴 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함구할 것을 요구받은 어린 딸과 그의 본처인 다니엘 미떼랑을 고통스럽게 했을 것이다는 명목이다. 특히 영부인이었던 다니엘 미떼랑은 사회적 활동과 기품으로 굉장히 존경을 많이 받았으며, 프랑스 영부인의 표본으로 그려지는 인물이었다. 우리에겐 육영수 여사같은..? 


Gerard 아저씨에 의하면 대통령의 숨겨진 딸은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녀의 존재가 대통령의 명예를 더럽히진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졌었고(처음 만났을 때 여자는 18살, 미떼랑은 45살이었다함;;;), 여자가 어느 순간 아이를 원해서 둘은 아이를 낳았으며 미떼랑은 이쪽 가족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금전적 지원을 했음은 물론 어린 딸이 성장하는 동안 아버지로서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심지어 어린 소녀와 잡고 파리 거리를 거닐기도 했고(모두가 손녀딸이려니 했다 함), 최측근들에게 딸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은채 소개도 시켜줬다는 얘기가 있다;; 그는 퇴임 다음 해인 1996년 죽는데, 장례식에선 본처와 아들 둘, 그리고 작은 댁(?)과 그 딸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묘한 풍경이 연출된다. 당시 이 대통령의 두집살림 얘기는 흠집이라기보다 오히려 하나의 로맨틱한 스토리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왼쪽이 퍼스트 레이디 다니엘 미떼랑&아들, 오른쪽이 딸&내연녀였던 Anne Pingeot


이 모든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미떼랑이 사르코지와 달리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은 또다른 이유는 적어도 십년이 넘는 재임 기간 동안엔 이 사실을 숨기려고 노력했고 조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블로이드지에 사진이 실리기 전, 미떼랑은 지인을 시켜 기자를 매수하려고 했다 한다) 우리로선 기자를 매수하려고 했단 것도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를 사르코지와 비교하면 또 프랑스인들의 입장에선 그렇지도 않다. 사르코지의 별명은 mr. blingbling이다. 과시적이고 재임기간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텔레비전에 나오려 했으며,본인이 돈을 좋아하고 사치를 좋아하고 명품을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것을 전혀 숨기지 않아하는, 그러면서 맨날 말은 삐꺼뻔쩍하게 하는 한심한 대통령. 임기 첫 날부터 세금으로 사치 부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과시적인 성향은 점점 프랑스인들의 반감을 샀고 임기 후 5개월 째에 터진 카를라 부르니 사건은 결정적으로 그의 지지율을 실추시켰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열세살 연하의 연예인과 사귄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 대통령이 연예인과 밀회를 벌인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사르코지의 문제는 대통령임에도 불구 카를라 부르니와의 로맨스를 너무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서 본인의 명예와 함께 프랑스의 품위까지도 실추시켰다는 데 있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하루가 멀다해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그를 보며 국민들은 '품위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저런 놈을 대통령이랍시고 앉혀 놨다니 쪽팔리기 그지없다'며 혀를 찬 거다. 특히 시민의 손으로 혁명을 일으켜 민주주의를 확립한 민족의 후손으로, 국민들의 높은 정치적 참여를 자긍심으로 여기는 프랑스인들에게 사르코지 대통령은 크나큰 수치였을거다. 정치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경거망동하며 국가 망신이나 시키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르코지의 자세한 연애담은 여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96500&cid=42145&categoryId=42145)


사르코지에게 실망한 국민들은 공화당의 사르코지를 떨구고 미떼랑 이후 17년 만에 사회당 출신 대통령을 당선시킨다. 사회당 대통령 후보였던 올랭드는 선거 캠페인 당시 '서민 대통령/국민을 닮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어필함으로써 사르코지와 자신이 차별화해 당선에 성공한다. 하지만 결과는ㅋ 올랑드는 프랑스 최초의 동거녀 퍼스트레이디로 화제를 모았던 7년 여친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결별하고 올해 40대 초반의 여배우 줄리 가예와 열애를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 둘이 결혼한다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더 어이가 없는건 올랑드의 퍼스트 걸프렌드 역시 한 번 갈아탔던 여자였으며 그 이전에 만난 여자(역시나 정치계의 거물)와의 사이에는 아이가 넷이었음에도 불구, 이 관계도 동거였기 때문에 이 유명 여배우와의 결혼이 그의 첫 결혼이 될거란 사실이다. 물론 프랑스에서 동거 커플은 서류상으로 결혼식만 안 올린 부부 사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우리 나라완 제도적으로 다르다고 해도 한국에선 정치계에 발도 못 들일 스펙이 아닌가. 참고로 올랭드는 밀회를 위해 경호원 한명만을 대동하고 직접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여배우의 집에 드나들었다 하니 그 꼴을 본 프랑스인들이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을지는 그들만 알찌어다ㅋ 심지어 지금 프랑스는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으니 이걸 해결하지도 못하는 대통령의 복잡한 사생활이 그들에게 달가울리 없다. 


개인적으로 올랭드가 사생활에 트집 잡히는거는 좀 불쌍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는게, 하필이면 문제의 BADBOY 사르코지의 바로 뒷 타자라서 더더욱 언론에 의해 감시받게 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사르코지가 단순 여자 문제 때문에 대통령으로서의 신임을 잃은 건 아니다, 당선 직후 제기된 대선 캠페인 자금 관련 비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고 국민의 돈으로 사치를 부린 사례가 당선 첫 날 밤부터 목격되어, 사실 그의 여자 문제는 그 자체로 사르코지를 몰락시켰다기보다 화룡점정을 찍어준 사건일 뿐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미디어에 등장하길 과하게 좋아하는 사르코지는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걸맞지 않는 천박한 언행으로 재임 기간 내내 더더욱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전례없이 높여 놓았다. 사르코지가 워낙 미움을 받던 와중에 그 화룡점정을 찍어준 것이 사생활 스캔들이라는 점 + 게다가 그 스캔들의 대상이 하필이면 유명 연예인 카를라 부르니 + 게.다.가. 그 카를라 부르니도 만만치 않게 과시하길 좋아하고 사치스러운 여자였다는 점 = 대통령의 사생활 노출 UPUP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을테고 무의식 중에 언론도 국민도 이 패턴에 익숙해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치 가십에 눈을 뜨게 된거지. 


좌 전 동거녀 Valerie Treierweiler, 우 현 약혼녀 Julie Gaye



결론을 내리자면 세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평가가 상반되는 이유는 첫째 프랑스인들의 가치관이 변해서, 둘째 사르코지 올랭드가 미떼랑과 달리 기본적으로 대통령으로서의 능력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기 때문이다. 사르코지.올랭드 / 미떼랑을 구별짓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비교점은 퍼스트 레이디들이다. 카를라 부르니는 자신이 대통령을 꼬셔내서 영부인이 되었단 걸 괴앵장히 만족스러워했고 또 그걸 전혀 숨기고 싶어하지 않는 여자였다. 다시말해 그녀는 연예인이었고 과거 행적으로 봤을 때도 이런 성향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반면 올랭드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는 기자 출신으로 정치 활동도 하는, 한마디로 품격이 기대되는 여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여자에게 올랭드를 뺏긴 게 어지간히 분했는지 그와의 동거 생활에 대한 책을 출판+홍보하며 국제적인 놀림감으로 만들고 있다. 미떼랑의 퍼스트 레이디 다니엘 미떼랑은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서 작은 댁을 입에 올린 적이 없으며, 숨겨진 딸의 어머니였던 여자 역시 미술사가이자 루브르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던 본인의 커리어에 집중했을 뿐 미디어와는 먼 인생을 살았다.(대신 소설가가 된 그녀의 딸이 첫 작품으로 자서전을 내긴 했다) 


이로써 글을 마감한다. 이 글은 프랑스 정치에는 무지한, 가십 좋아하는 여대생이 쓴 글이니 너무 그 쪽으로 태클걸지 말아주길 바란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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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앗써 이번 겨울은 너다!!!!!! 한국 돌아가자마자 사야지. 귀국하기도 전인데 쇼핑 리스트만 겁나 길어져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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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2011년 늦봄에 그린 그림들이다. 남자친구가 없던 단 두달 동안 나는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 제일 많은 그림을 남겼는데, 남자친구가 있었던 2년 동안은 하나도 안 그렸단게 함정^*^ 이래서 예술은 고독한 사람들이나 하는건가보다. 지난 주 미술사 시간에서 샤갈을 다뤘는데, 샤갈은 생전에 예외적으로 굉장히 많은 돈을 벌고 상대적으로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았던 화가였단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좋아하면서도 그를 위대한 화가로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예술가치고 너무 화려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서;


* 그때나 지금이나 색이나 빛의 표현에 중점을 맞춘 그림보다도 연필선들이 마구 보이는, 낙서 같은 그림을 좋아한다. 크로키같은,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좋다. 완벽한 형태의 미술이 아니라서 더 친근한 느낌을 준다 해야 하나.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수험생일 당시 미대 입시까지 했었으면서, 대학교에 들어와서 등록했던 그 수많은 잡스러운 학원 중에 미술 학원은 없었다. 요즘은 수채화가 주는 느낌이 좋다. 한국 돌아가면 미술 학원이나 등록해볼까.. 프랑스에 와서야 여유를 찾은 이유는 한국에서 끊임없이 일을 벌려놓지 않고는 견디지 못했던 성미 때문인걸 알면서, 한국에서도 이렇게 욕심부리지 말고 여유롭게 살아야지 하면서 돌아가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헬스장, 학교, 학원들을 생각하면 내가 과연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싶다. 으으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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