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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5.07.07 김정범
  7. 2015.07.01 . 2
  8. 2015.06.16 . 2

Isabella Rossellini

2015. 10. 11. 21:48 from 보고








이 목덜미가 시려운 여자는 그 유명한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 이자벨라 로셀리니다. 여자의 라인은 가슴, 허리, 골반에 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여성의 가장 여성스러운 라인은 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은 적당히 그늘진 투박한 턱선과 어우러진 갸냘픈 목이 정말 섹시하게 느껴진다. 동양여자 중엔 양만옥이 최고. 여자의 각진 턱은 나이를 들면서 진면모를 드러내는 거 같다. 이러는 나도 예전엔 살짝 각진 내 턱이 싫어서 양악수술의 문턱까지 갔었지만..ㅎ 그때 가격 듣고 깔끔하게 돌아서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옛날엔 나도 v라인이 갖고 싶어서 양 손으로 턱을 가리고 거울을 보면서 한숨 쉬곤 했는데, 좀 나이가 들고 나선 자라다 만 거 같은 브이라인들은 어딘가 너무 없어 보인다. 


다시 목 얘기로 돌아가자면. 재수학원 다닐 때 우리 반 인기녀 투톱 중 하나는 언니가 무용수였다. 그 애는 얼굴이 작고 목이 사슴같이 길었는데, 하나같이 등이 앞으로 재수생들 사이에서 혼자 고고하게 꼿꼿해 금방 눈에 띄었다. 얼굴은 나머지 한 명이었던 애가 더 이뻤는데(이목구비가 소녀시대 윤아와 비슷했다), 그 애는 유난히 등이 많이 굽어서 예쁜 얼굴이 자세에 묻혔다. 나는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이 둘을 떠올리면서 체형교정을 시작했다. 타고나게 목이 긴 애들도 있지만 자세교정으로 길어 보이도록 할 순 있다. 등이 굽으면 목도 파묻혀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나도 처음 체형교정하는 데 가서 이거 다 끝나면 이삼센치는 커질거라고 했을까. 한국 여자들은 대체로 운동량이 부족해서 자세들이 좋지 않다. 타고나게 긴 목이 아니더라도 자세만 고쳐도 길어 보이는 목을 가질 수 있다. 칼을 대지 않고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데 이 좋은 걸 왜 다들 안하나 몰라. 이러니까 무슨 체형교정원 홍보대사 같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자에게 목선은 생명이란 거임. 끗.


* 참고로 이 이사벨라 로셀리니의 어머니 잉그리드 버그만은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진주를 박은 것 마냥 눈이 그렁그렁하던 그 여배우다. 생긴 것과 다르게 엄청 정열적인 여자였다고 하는데, 그녀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선구자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영화를 보고 그에게 러브레터를 썼을 때 둘은 각자 아이들까지 둔 유부남, 유부녀였다고 한다.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 편지에 '자기가 아는 이탈리아 말은 Ti amo[사랑해] 밖에 없다'고 썼다. 세상에..) 둘의 관계는 버그만이 로셀리니와 영화를 찍으러 이탈리아로 날아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급기야 잉그리드 버그만이 아직 이혼도 안 한 상태에서 로셀리니의 아들을 낳으면서 완전히 공식화되었다. 때는 1950년 전후로 이탈리아는 당시 파시스트 국가라 연합국인 미국에겐 주적이었다. 그 시점에 할리우드에서 정점을 찍은 여배우가, 이탈리아 영화 감독과(게다가 머리 다 까지고 배까지 나온 아저씨;), 이혼도 안 한 상태에서 불장난을 벌인 것이다. 그 이후로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혼 도장을 찍음과 동시에 바로 할리우드에서 퇴출당한다. 로셀리니와 버그만은 결국 결혼해 7년을 함께 했고, 로셀리니와 이혼 후에야 버그만은 할리우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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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10

2015. 10. 11. 03:21 from 흘러가는대로


1. 어제부터 오늘까지 총 24시간을 상수/합정에서 보냈다. 그 지역은 너무 HIP해서 묘한 박탈감을 준다. 모든 것이 너무 신선하고, 공기에서 걱정이라곤 느껴지지 않아서 모든걸 훌훌 털고 놀 수 없는 나같은 사람은 절대 끼지 못하는 느낌. 나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상상마당에서 하던 수업을 들으러 다니던 신입생 때도 홍대는 왠지 어려웠다. 용기를 내서 '오늘이야말로 홍대와 친해져보리라'는 기분으로 친구들과 약속을 의도적으로 그곳에서 잡았던 적도 몇 번 있었으나, 어디가 적당한지 고르지 못해 결국 스벅이나 들렀다 오곤 했다. 기껏 홍대까지 가서 스타벅스라니.. 그때마다 나는 이상한 패배감에 젖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나도 힙해지고 싶다. 그래도 어제오늘 이틀동안 속성으로 정 붙이러 노력한 덕에 상수 쪽의 메이저 골목들은 얼추 익힌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다녀야지. 


2.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너무 어렵다. 우선 평일엔 일하느라 너무 힘이 많이 빠져서 퇴근하고 나면 손가락 움직일 힘만 남는다. 그래서 하루의 끝은 매번 스마트폰을 하면서 한심하게 마무리하게 된다. 나도 이런 내가 너무 싫지만 정말 어디 앉아있을 힘도 안 남는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오후에 회사에서 일을 겁나 많이 하는 거 같지만 사실 그런건 아니고, 그냥 내 체력이 저질이라 그런듯하다. 그렇게 5일 열심히 일하다 토요일이 온다. 토요일은 남자친구에게 온전히 바치는 날이다. 남자친구랑 실컷 데이트하다 들어오면 새벽 한두시. 일요일엔 오전부터 오후 세시경까지 할아버지 할머니랑 교회에 간다. 저녁에는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다. 그것도 매주. 그렇게 일요일의 모든 일정이 끝나면 시간은 어느새 저녁 여덟시. 그나마 일요일 밤은 내 시간이지만, 주말을 너무 달린나머지 힘들어 또 누워서 스맛폰하기 일쑤. 으으 블로그할 시간도 없고 책 볼 시간도 없고 음악 들을 시간도 없고 공부할 시간도 없다. 요즘 들어 느끼지만, 능력있는 직장인의 기본덕목은 체력임. 


2-1. 하지만 괴로운건 이 와중에도 "정말 내게 시간이 없는가? 결국 내가 게으른걸 스케줄을 탓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드는거다. 사실 물리적인 시간은 항상 존재한다. 누워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면 되고 이동할 때라도 신문을 읽으면 된다. 그래서 하루 끝에 침대에 누워 꼬박꼬박 졸면서 하는 한탄은 "스케쥴 핑계 대봤자 결국 내가 한심한심이"인 것이다.


2-2. 나 혼자만의 시간이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도무지 풀리질 않는다. 앉아서 고민하고 음악 듣고 책 읽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간은 지나가는데 나는 정체한 느낌. 남자친구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텐데 나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같이 있으면 에너지가 새어나가는게 느껴진다. 나는 절대적으로 혼자인 시간이 일정기간 확보되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이었다. 나 같은 사람도 결혼을 하고 주말을 가족들과 보내는 가정적인 여자가 될 수 있을까. 어렸을 때 일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린 나이에도 '오늘은 졸라도 되는 날, 오늘은 안 되는 날'을 구분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애교가 철철 넘치는 아줌마가 됐지만, 삼십대 후반까지만 해도 엄마는 많이 방황했었던 것 같다. 시댁을 모시고 사는 상황에서 나와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도 본인의 공부 욕심을 버리지 못 했으니까. 나는 엄마를 많이 존경하고 좋아하지만, 학생 때는 엄마 같이 아이들이 눈치 보게 만드는 엄마는 되기 싫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러기에 나는 너무 예민하고 욕심이 많고 손에 들고 있는 것들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나는 엄마와 너무 비슷하다. 그래서 아직은 결혼이 무섭고 아이들을 키우는 게 무섭다. 내 남자친구는 지금도 내 무심함 때문에 상처받곤 하는데, 지금으로썬 이 성격을 고치지 못한다면 남자친구와 더불어 아이들에게까지 상처를 주는 비극으로 내 가정생활이 끝이 날 것 같다.


3. 오늘의 결론: 나는 욕심은 있는데 실천력은 없고, 결과물은 없이 스트레스만 이빠이 받는 사람이라서 아이들과 남편을 힘들게 할 것이다.(...) 그냥 평생 혼자 사는게 엄한 남자 안 괴롭히고 지구의 평화를 도모하는 길이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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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6. 23:15 from 흘러가는대로

* 오래 끓여야 맛있는, 돼지고기김치찌개 같은 노래들이 좋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그렇게 들어야 진정한 맛을 알게 되는 곡들. 영화에선 화양연화 정도?


* 나이가 들고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깨달은 것은 어떤 성향이든 동전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에서 매우 드물게 긍정적인 성향만 많이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착한데 만만하지 않고, 똑똑한데 자만하지 않고, 예쁜데 건방지지 않고, 머리 좋은데 성실하기까지 하고, 잘 났는데 잘 난척하지 않는, 너무 완벽해서 질투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 난 그 사람들을 그냥 '그릇이 큰 사람들'이라고 뭉뚱그린다. 어제 지수한테 지수의 '그릇이 큰 친구'에 대해 들었다.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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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we meet again my heartache
So we meet again my friend
I should've known that you'd return
The moment I was on the mend

So we meet again my heartache
Like two lovers torn apart
Bound together by the breaking 
Of a tired and torrid heart

So we meet again my heartache
Just as leaves begin to change
How you've made my life a story 
Filled with whirls you've rearranged

So we meet again my heartache
Come and join me in my pain
You're the reason I remember
Every sweet and sad charade

So we meet again my heartache
Come and sit with me a while
Rest your head upon my shoulder
Hide your face beneath my smile 

So we meet again my heartache
Hold the glasses stilled with wine
I hope you join me in my toast, my ghoulish host
And maybe stay a while this time.

*요즘은 사운드클라우드에 차곡히 쌓여가는 새로운 곡들보다 원래 알고 있던 곡들에 더 손이 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뒤돌아보는, 반추하는, 잠기는,차분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계절. 얼마전에 친구가 자기 글에 나를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가을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했다. 최근 몇년 간 들은 것들 중에서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부쩍 프랑스 생각이 많이 난다. 그르노블은 봄에도 쌀쌀했고 여름에도 쌀쌀했고 가을에도 쌀쌀했다.


*회사에 다닌지 두달이 지났다. 첫 한 달은 정말로 정신이 없었고 두 달까지도 좀 적응됐다 싶으면 무언가 사고를 쳤다. 아직도 적응이 됐다고는 못하겠다. 한 번 실수한 건 반복하지 않는데, 일처리가 능숙해진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 때 즈음 꼭 무언가 새로운 일에 부딪쳐 팀 선배들을 귀찮게 하고 민폐를 끼쳤다. 실수 없이, 사고 없이 하루를 넘기는게 매일의 목표가 되니 머릿속에서 '큰 그림'이 사라지더라. 그러다가 이주쯤 되니 그제서야 '사람이 이렇게 소시민이 되고 사회의 부품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덜컥 겁이 났다. 


*그전까진 말로만 들었었는데, 술 마시면 여성 부하직원들과 지나치게 친한척하고 싶어하는 상사가 진짜로 있었다. 추하기 짝이 없더라. 제가 예쁘면 말로만 예뻐해주세요, 손으로 예뻐하지 마시구요; 그 사람이 멀쩡할 때 "요즘은 여직원한테 예쁘다고만 해도 성추행이라며? 하여튼 눈치보여서 살겠나"라고 한 건 덤. 


*직장인들을 옆에서 보면서 놀라는 것들 중 하나는 직장에 들어온지 십년차가 넘는 사람들도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단 거다. 연봉을 적게 주더라도 어린 아들과의 저녁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할지, 개인 시간을 반납하고서라도 돈을 더 많이 주는 직장으로 갈지 등등.사실 생각해보면 꿈에 대학생, 직장인 구분이 있는 건 아니다만, 취준을 하다보면 절박함에 속아 합격 이후의 삶을 상상하기 어려워진다. 고등학생들이 수능에 합격하고 난 이후의 삶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달까. 나 역시 그랬고, 주변사람들에게 '인생은 길다'라고 하면서도 첫 직장에 대해 막연한 오해가 있었음을 인턴을 시작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런 점에서는 졸업생으로 취준을 하기 전에 인턴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니까 당장 눈 앞에 놓인 선택을 마지막인 것마냥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


이 참에 인턴을 시작하고 나서 느낀 점들을 써봐야겠다.


-홍보학과를 이중전공했다고 해서 홍보직으로 나가야하는건 아니더라.


-세상엔 경영팀, 홍보팀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더라. 막상 회사 들어가면 경영팀, 홍보팀은 수많은 부서들 중 하나일 뿐임. 경영학과, 홍보학과, 기타 실무기반 학과들 나왔다고 그쪽 부서만이 길인것마냥 달려들 필요 없고, 반대로 상경계열 전공 안했다고 지나치게 쫄 필요도 없다. 


-아무도 신입/인턴이 입사 다음날부터 일을 잘할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머리가 되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질문은 '같이 일하고 싶을 만한 사람인가'이다. 어차피 들어가면 다 처음부터 배운다. 아무리 대학교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하고, 회사의 경영 전력을 많이 짜봤자, 막상 회사 들어가서 그 비슷한 일을 하게 되려면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 많이 알고 있는 사람보다 많이 가르쳐주고 싶은 사람을 뽑는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인간적인 매력에 열정까지 있으면 에이쁠쁠.


-"회사는 들어가기가 어렵지 막상 들어오면 별거 없어" 첫 출근 삼십분만에 들은 말이다. 회사는 조직이다. 하위 톱니바퀴들이 움직여야 상위 톱니바퀴들이 움직이며 이 크고 작은 바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꾸준히 돌아갈때 비로소 회사라는 기계가 돌아간다. 인간이 심리적으로 부품화가 될 수 밖에 구조라는 뜻이다. 신입일 땐 더더욱 그렇다. 우리의 역할은 중간 바퀴들이 잘 돌아가도록 우리의 몫인 작은 바퀴를 잘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 자리에서 자신의 바퀴만 돌리고 '큰 그림'을 그려보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라도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 작은 바퀴를 벗어나지 못한다. 


* 두 달 넘게 글을 안 썼더니 손이 많이 굳었다. 불어나 영어의 경우엔 오래 놓고 있다가 다시 잡을 때마다 '언어는 안 쓰면 무조건 퇴화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데, 새삼 내 모국어지만 한국어도 다르지 않구나 싶다. 반성합시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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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개봉되는 날 보러갈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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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범

2015. 7. 7. 04:06 from 듣고

재즈 밴드 푸딩과 프로젝트 그룹 푸디토리움을 이끌고 있는 음악 감독

하정우와 전도연이 주연했던 '멋진 하루' OST로 입문했다.

고삼 내내 아이팟에 담아 들었는데 결국 내 돈 주고 산 첫 재즈 앨범이 되었다.

그 뒤로 영화도 봤는데,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도 OST가 더 좋은 거 같다. OST가 좋아서 영화까지 좋아진 케이스ㅋㅎ.. 

앨범으로는 멋진 하루를 더 좋아하지만, 곡으로는 Love Talk OST의 1번, 2번, 11번 트랙을 제일 좋아한다.

요즘 어쿠스틱과 재즈에 귀가 가는걸 보니 요즘 힘들긴 힘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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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7. 1. 02:57 from 흘러가는대로

1. 한 달 같았던 일주일이 지나간다. 자기혐오와 자기연민, 후회, 두려움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잠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지 못해 나답지 않게 하루종일 카카오톡을 붙잡고 있었다. 그 덕에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좋은 친구들이 내게 정말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완전히 해결된건 아니지만 예상보다 큰 일은 없이 지나가고 있다. 그 기간 동안 했던 반성과 다짐들도 희미해져가는 걸 느끼다가도 '이 참에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또 큰 코 다친다' 싶어서 나태해지지 말아야지 하고 자기최면을 걸고 있다.


2. 그래서 방학이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하려고 했던 구직활동은 오히려 뒷전이었다. 하루하루 우울을 벗어나는게 더 급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좀 해결되니 이제야 내가 놓쳤던 인턴자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ㅎ아몰랑


3. 블로그 항목들 중 가장 자주 업데이트 되는게 음악 란인데, 정작 나는 현실에서 지인들에게 음악 추천하는걸 좀 불편해한다. 왠지 내가 추천한 노래를 상대방도 좋아할거라는 자신이 없달까. 근데 또 많이 보지도 않는 책이나 영화 추천하는건 좋아한다. 왜 정작 소비량이 가장 많은 음악은 추천하는걸 꺼릴까 싶었는데, 얼마 전 그 이유를 찾아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살던 동갑내기 남자아이 둘을 우리 차에 태울 일이 생겼었다. 당시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음악은 사잔올스타즈라는 일본 밴드였는데 '나는 이렇게 좋은 음악을 듣는다'라고 걔네한테 자랑하고 싶어서 운전석에 있던 아빠한테 사잔올스타즈 테이프를 틀어달라고 했다(애초에 사잔올스타즈는 고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아빠의 페이보릿이었다). 하지만 나의 안목에 감탄하리라던 예상과 달리 친구들은 '이 사람들 발음이 이상하다. 외계어로 노래를 한다'며 노래의 첫 소절을 듣자마자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몹시 부끄럽고 속상했다. 내가 괜히 틀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 밴드를 좋아하던 아빠의 취향까지 비웃음을 샀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노래를 꺼달라고 하면 왠지 걔네한테 굴복하는 거 같아서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그 아이들은 잔인하게도 노래가 바뀔 때마다 더 크게 웃어댔다. 겨우 두세곡 들을 수 있는 짧은 이동거리였지만 그 날 일은 내게 꽤나 큰 충격이었던거 같다.



치 나는 지금 들어도 좋은데. 지금도 아빠랑 둘이 차 타는 날엔 사잔올스타즈 틀어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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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16. 00:00 from 흘러가는대로

1. 마지막 글이 5월 23일이라니.. 그것도 딸랑 동영상 하나. 수업시간에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벌써 3주나 지났네. 과제, 이력서, 자기소개서, 인턴 등등 심리적으로는 엄청 바빴던 거 같은데 가시적인 성과론 별로 남은게 없다. 마음만 조급해하고 스트레스는 이빠이 받았으면서 행동으로 옮긴건 별로 없는건가 싶어서 씁쓸하다. 


2. 지난주 금요일 생애 첫 인턴 면접을 봤다. 파트타임 면접을 본 적은 있어도 내 전공이랑 직결된 포지션으로 보는건 처음이었다. "긴장하지 말고 내가 누군지 보여주고 오자" 싶었지만 수면 3시간 + 6시간 연강 + 하루종일 한끼도 못 먹은 상태로 면접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역시 무리였나보다. 압박질문에 보기 좋게 말려 들어 오히려 면접관 분들을 당황시킴.. 나는 내가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그날은 내가 보기에도 너무 감정 컨트롤을 못해서 맘속으로 계속 "그만 얘기해^^ 이제 그만^^ 어허 거기서 목소리 올리면 안돼지^^"했지만 마음의 소리일 뿐이었다. 그래서 FAIL... 나와선 후회 막심했지만 이미 지나간걸 어찌하리. 그래도 면접관 분이 내게 질문을 하면서도 꾸준히 질문의 의도가 뭔지 뭘 알고 싶으신건지 얘기해주셔서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뭐를 더 보충해야 하는지에 대해 집에 와선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홍보 직군으로 넣은 첫 자기소개서인데 틀에 박히지 않아서 참 좋았다 고 칭찬 받은 것도 고무적인 성과로 생각하기로. 좋은 면접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좋은 면접만 할건가. 합격을 해야지.. 취업의 벽을 오늘 막연하게나마 느꼈다. 진짜 취준생에 비하면 난 풍선 정도로 맞은거 같은데 그래도 꽤 충격이 컸음..


3. 여전히 고민이 많다. 예전엔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나아가는게 느리더라도 옳은 방식이라 생각했었다. 방향 생각 안하고 남들이 좋다는거 무턱대고 벌려놓는거 많이 경계했었는데.. 면접 보고 나니 어떤 것이든 경험이구나 싶다. 경험은 다 소중하다라고 떠벌리고 다녔으면서 나는 내심 남들의 경험에 점수를 매기고 있었나보다. 반성해야겠다.


4. 어른이 되는게 무섭다. 내가 사실은 사회에 나가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을까봐, 지난 몇년간 쌓아온 내가 별로 쓸모가 없는 사람 취급을 받을까봐 무섭다. 피해의식+꼰대짓+논리가 통하지 않는 고집 이 결합된 어른이 될까봐 무섭다. 옳은 신념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도 한쪽의 주장만 받아들이고 얘기하다보면 시간이 쌓여 '편협한' 어른이 된단걸 요즘 많이 느낀다. 아무리 시작점이 좋아도 그 끝이 편협함일 때 좋은 가치관조차 폄하돼서 안타깝다. 그런 사람들은 방법이 틀린건데 방법이 틀렸다고 그 사람의 주장까지 모조리 틀렸다고 할 순 없는거 아닌가. 하지만 암울하게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겉잡을 수 없게 다양해진 지금 우리의 정보 소비는 더욱 편협해질 확률이 높다. 과거의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인간의 스키마 구조는 생각보다 견고해서 쉽게 변하지 않고 기존의 지식구조에 부합하는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더 많이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의식적으로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찾아다니지 않으면 우린 모두 "꼰대"가 될 수 밖에 없단 말이다. 


5. 내일 기말고사 시작한다.


6. 벌써 졸리다. 지금 열두시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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